추천시-아름다웠다

작성자피스|작성시간26.06.20|조회수18 목록 댓글 2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민음사.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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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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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봄바다 | 작성시간 26.06.21 아름다운 시, 낭송하기 좋아 가끔 실버카페에서 낭송하곤 합니다.
    좋은 시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피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3 아,네~그러시군요
    카페 운영하시느라
    수고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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