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일반 게시판

나물 할머니

작성자천안 달구|작성시간26.06.17|조회수12 목록 댓글 0

#나물할머니
어스름 해 질 녘 동네 길모퉁이에 나물 파는 할머니 오늘도 쪼그리고 앉아있다

상추 두 바구니 나물 한 움큼 다 팔아봐야 오천 원 남짓 온종일 햇볕에 시달리다 기절한 상추를 물을 뿌려 깨워보지만 반응이 없고 이름모를 나물만 겨우 살아서 눈치를 본다
막걸리 한 병 사 들고 돌아올 할머니만 기다리는 영감님 생각에 팔리지 않는 나물을 애태우며 바라보다 용기를 낸다
"떠, 떨이요! 삼천원에 다 드려요"
할머니 목소리가 조그맣게 떨리고 희미한 달빛이 애처롭게 내린다.
"할머니! 잔돈은 됐구요 그거 다 담아주세요"
할머니 눈이 놀란 토끼 눈이 되어 나를 바라보자
할머니 손에 쥐여준 세종대왕님이 파랗게 미소를
짓는다
"에이구! 저번에 그냥반 이시네 에구! 고마우셔라
에이구! 관샘보살"
봉지에 쓸어담는 할머니 손놀림이 바쁘게 움직인다
할머니 얼굴에 웃음 꽃이 만연하니
내 마누라의 잔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아니, 말라 비틀어져 먹지도 못할 것 왜? 자꾸만 사오세요
한 두번도 아니고 왜 그러실까?'
할머니 모습에서 돌아가신 어머니가 겹쳐진다
희미했던 달빛이 환하게 밝아지며 발걸음도 한결
가벼웁다.
(모셔온 글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