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사과를 깎으며 갑자기 든 생각이다. ‘애들을 위해 사과를 깎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난 참 행복하구나~. 매일 집에서 출퇴근을 하며 공주들과 같이 있으면 더 행복할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지금 이렇게 주말부부를 하는 것이 잘 하고 있는 것인가?’ 갑자기 이런 여러 가지 생각이 밀려왔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 속에서 난 약간 혼란스러워졌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주말부부를 하는 것이 생각보다는 힘든 일이다. 갑자기 뭔가 모를 허전함이 또 밀려왔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얼마전까지 같이 있을 때 좀 더 잘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도 들었다.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 정확히 잘 모르겠다. 어느 집이나 맞벌이 부부라면 주말부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난 전체 결혼기간 중 이런 기간이 상당히 짧았다. 오히려 그 기간이 짧아서 이것에 덜 익숙하고, 그래서 더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난 아직 주말부부를 해야 하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리고 우리 공주들은 한 살씩 더 나이를 먹고 있다. 그 기간동안 우리 공주들은 내게서 조금 더 멀어질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 조금이라도 더 같이 하고픈 나의 속 마음이 불현 듯 튀어나와서 더 그랬을 수도 있다. 거기에 내 조바심이 더 추가되서 강하게 느꼇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이건 나 혼자만의 결론이다.
내게 있어 지금 이 생활은 마치 불편한 옷을 입고 있는 듯 한 느낌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야 하지만 그냥 그렇게 생각이 든다. 좀 더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면 나을 것이다. 그리고 뭐든 담담하게 받아들이려 노력하면 좀 더 나아질 것이다. 어차피 시간은 갈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은 마음대로 바꿀수도 없다. 그저 하루의 일주일의 일년의 시간을 담담하게 보내려 노력해 본다.
임인년 새해
모두들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