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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세상사는 수다

회상

작성자바른세상|작성시간23.03.22|조회수62 목록 댓글 2

이제 아내랑 둘이 마트를 다닌지 오래 되었다. 추운 겨울이나 여름에 밖에서 저녁을 먹고 산책을 겸해서 마트를 가자고 권해도 이제는 가지 않으려 한다. “집에 내려주고 갔다 와~”라는 이 말이 요즘 당연한 래파토리가 되었다. 일부러 같이 가려고 말을 걸어보지만 매번 나오는 답은 같다. 이 말을 처음 들을 때와는 달리 이제는 어색하거나 섭섭한 마음은 없다. 새월이라는 약을 많이 먹어서 중독이 되어서 그런 듯하다.

오늘도 아내와 둘이 저녁에 마트를 갔다. 여느 때처럼 먹을 거나 생필품 중 필요한 물건을 사고, 혹시 애들이 필요한 건 없는지 서로 확인을 하며 이리 저리 둘러본다. 지하의 생필품 코너를 돌며 이것저것을 사고나서 1층도 돌아보며 혹시 놓치는 것이 없는지 서로 또 확인을 한다. 물론 마트가 가까워서 놓쳐도 별로 문제가 될 것은 없고, 또 로켓배송이 되는 쿠팡이나 인터넷 쇼핑을 통해서도 충분히 살 수 있지만, 마트를 산책하며 물건을 사면서 느끼는 재미는 또 다르다. 난 원래 마트를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물건을 사는 것도 좋지만 산책을 하는 의미도 크기 때문에 더 좋아한다. 누가 이야기를 했다. ‘여자는 백화점을 남자는 마트를 더 선호한다고~~’ 

이런저런 물건을 사고 돌아오며 세워져 있던 유아용카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며 과거가 떠올랐다. 예전 우리 민경채가 어릴 때 일부러 아침 일찍 마트를 가던 때가 있었다. 문화센터를 다니고 할 때 좀 더 일찍 가서 유아용 카트를 선점하려 노력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별일 아닌 일이지만 당시에는 애들이 좋아하는 그 카트를 먼저 차지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이 카트가 있으면 마트에 물건을 사는 동안 애들이 우리를 덜 귀찮게 하는 것도 있고, 이 카트를 좋아해서 구해주고 싶은 마음도 커서 좀 더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이 카트를 못 구한 날 일반 카트를 끌고 있을 때, 다른 애들이 타고 있는 유아용 카트를 부러워하던 우리 민경채의 모습도 떠오른다. 이런 일이 불과 얼마전 같은데 벌써 10년 정도 지났다. 새월은 금새 지나가서 애들도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되었다. 이제는 이런 일이 추억이 되는 그런 시간이 되었다. 그래도 이런 추억이 있으니 난 행복하기도 하다. 애들과 같이 한 작은 기억의 조각들, 요즘은 이런 것들이 살아가는 힘이 된다. 

아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과거를 회상하니 이 또한 즐겁기는 하다. 우리는 서로 약간은 뭔가 모를 아쉬움을 머금은 미소를 지으며 이내 마트를 빠져나갔다. 또 어느 날에는 ‘오늘의 기억과 옛날의 기억이 연쇄적으로 일어나 우리에게 또 애뜻한 아쉬움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글을 쓰면서

카페가 좀 활발하던 때를 회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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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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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바른세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3.24 ROH SE 그러게요~~^^
    가끔 예전의 좋은 글들을 읽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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