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언론보도 마당~

(학교안전칼럼) 이제는 '안전교육'을 넘어 ‘위험교육’으로!

작성자리 울(김형태)|작성시간26.05.13|조회수383 목록 댓글 4

(칼럼) 이제는 '안전교육'을 넘어 위험교육으로!

- 우리나라도 학교안전교육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워야 할 때

 

(5월 5일 연합뉴스)  => 광주서 고등학생 2명 흉기 피습…여학생 사망

(5월 12일 YTN) => 청송 주왕산 실종 초등생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

 

멈춰버린 응급구조사의 꿈, 우리가 답해야 할 차례입니다.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한 여고생의 비극적인 사망 소식은 우리 사회에 형용할 수 없는 슬픔과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응급구조사를 꿈꾸며 성실히 하루를 살아가던 한 소녀의 꿈은, 일상적인 통학길에서 마주한 무차별적인 위협 앞에 너무나 허망하게 멈춰버리고 말았습니다. 뒤이어 들려온 주왕산국립공원 실종 초등학생의 안타까운 비보까지, 우리는 지금 아이들의 생존자체가 위협받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의 파편을 전달하는 곳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꿈과 끼를 발견하고, 공동체 속에서 성장하며, 삶을 살아갈 실질적인 힘을 키우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성장의 토대인 안전이 무너진다면 학교는 본래의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 참된 교육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저 안타까운 사고라는 말 뒤에 숨지 말고, 학교안전교육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워야 합니다.


조심하라는 훈계의 무력함과 위험교육(Risk Education)’의 필요성

그동안 우리 학교 현장의 안전교육은 주로 규칙과 금지 중심이었습니다. "복도에서 뛰지 마라",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지 마라", "위험한 곳에 가지 마라"와 같은 수동적인 수칙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광주 사건처럼 일상적인 공간에서 예고 없이 발생하는 위협 앞에서, 이러한 정형화된 교육은 무력하기만 합니다. 실제 위험은 교과서처럼 친절하게 찾아오지 않으며, 언제나 예상 밖의 복합적인 형태로 우리 곁을 파고듭니다.

이제는 단순히 안전 수칙을 아는 아이가 아니라, 위험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판단하고 대응할 줄 아는 위험교육(Risk Education)’으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만약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미세한 위험 신호를 읽어내는 법을 배웠다면,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몸이 반응하는 훈련을 받았다면 어땠을까요? 낯선 이와의 대치 상황에서 직관적으로 거리를 확보하고 주변에 신호를 보내는 법, 고립된 장소에서 구조 가능성을 높이며 버티는 법 등은 단순한 지식이 아닌 생존의 기술입니다. 위험교육은 위험을 그저 피하라는 훈계가 아니라, 예측 불허의 위기 속에서 끝내 살아남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입니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스스로 거리를 두는 행동자체가 안전교육을 넘어 위험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위험교육의 예를 구체적으로 하나만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령 초등학생이나 어린 여학생이 혼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검은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건장한 성인 남성이 급히 함께 타려 한다면, 학생은 무리해서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잠시 뒤로 물러나 다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거나, 다른 사람들이 함께 탈 때까지 기다리는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가까운 편의점이나 경비실, 관리사무소 주변으로 이동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행동은 특정 사람을 의심하거나 편견을 갖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험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지키기 위한 예방적 대응 능력을 기르는 위험교육의 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특정 사람을 의심하거나 편견을 갖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험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지키기 위한 예방적 대응 능력을 기르는 위험교육의 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안전은 암기 과목이 아닌 삶의 역량이라는 안전 선진국에게서 한 수 배워야

안전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안전을 지식의 영역이 아닌 시민의 역량으로 다루어 왔습니다.

- 일본의 체화된 체험 교육 : 일본은 지진, 화재, 실종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하게 만드는 반복 교육을 실시합니다. 재난이 닥쳤을 때 생각하기 전에 몸이 먼저 매뉴얼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영국의 통합적 위기 대응 : 영국의 PSHEE 프로그램은 물리적 안전을 넘어 심리적 공포를 다스리고 타인에게 냉철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정서적 대응 능력까지 통합적으로 가르칩니다.

- 북유럽의 참여형 안전망 : 핀란드나 스웨덴 등지에서는 학생들이 학교 주변의 위험 요소를 직접 탐색하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제안하는 참여형 교육이 활발합니다. 이는 학생을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만 규정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환경을 책임지는 능동적인 안전 시민으로 길러내는 선진적인 모델입니다.

이들 국가가 강조하는 핵심은 분명합니다. 안전은 단기간에 외우는 시험 과목이 아니라, 삶 전반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힘, 생존 역량을 키워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몸으로 익힌 위험 문해력은 성인이 된 이후 산업 현장의 안전 수칙을 능동적으로 실천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따라서 실효성 있는 학생 안전교육과 실전형 위험교육의 결합은, 한 나라의 산업재해율을 낮추고 일상생활에서 안전사고를 줄이는 등 안전 문화의 수준을 격상시키는 가장 강력한 엔진 및 기제가 되는 것입니다.

위험 문해력(Risk Literacy)’을 기르기 위한 4대 실천 과제

미래 사회의 안전교육은 학생들의 위험 문해력(Risk Literacy)’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위험 문해력이란 위험의 신호를 감지하고, 상황을 분석하며,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첫째, 발달 단계 및 생활 환경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학령기별 특성에 따라 초등학생에게는 직관적인 대피 요령을, ·고등학생에게는 복합적 상황에서의 상황 판단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특히 대도시의 범죄 취약 지역과 농산촌의 자연재해 위험 등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실질적인 시나리오가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둘째, 강의실을 벗어난 입체적 실전 훈련을 강화해야 합니다.
강의 위주의 주입식 교육과 영상 시청 위주의 안전교육은 실제 위기 상황에서 무용지물이 되기 쉽습니다. 실제 재난을 가상 체험하는 프로그램(VR/AR)과 안전체험관 활동, 시뮬레이션 훈련을 상시화하여 위기 대응 능력을 몸에 새겨야 합니다.

셋째, 정서적 안전과 공동체 역량을 통합해야 합니다.
최근의 위협은 물리적 재난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사이버 폭력, 혐오 범죄 등 정서적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서로를 보호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공감 능력과 공동체적 연대를 가르치는 것 또한 넓은 의미의 안전교육입니다.

넷째, 미래형 재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기후 위기로 인한 기습 폭우나 폭염, 새로운 감염병의 등장 등 우리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위험 요소들이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춘 미래형 재난 교육이 학교 교육과정의 핵심 축이 되어야 합니다.


가장 강력한 안전망은 위험을 읽어내는 사람입니다
안전은 개인의 주의력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사고 발생 후의 임시방편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촘촘하고 체계적인 학교 안전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실효성 있는 매뉴얼 보급, 지역 사회와 소방·경찰의 긴밀한 연계, 통학로 안전 점검 및 물리적 환경 개선(CPTED) 등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학생 스스로가 위험을 인지하고 대응할 힘이 없다면 안전은 결코 완성될 수 없습니다. 결국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가장 강력한 최후의 보루는 바로 위험을 읽어내고 스스로를 지킬 줄 아는 교육입니다.

광주 여고생의 멈춰버린 응급구조사의 꿈은 우리 사회에 무거운 과제를 남겼습니다. 타인을 구하고 싶어 했던 그 선한 꿈을 우리가 기억한다면, 이제는 교육이 답해야 합니다. 안전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절박한 투자입니다.

더는 안타까운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이야말로 학교 안전교육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에서 마음껏 꿈을 꿀 수 있도록, ‘위험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위험을 이겨내는 힘을 길러주는 일에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리 울(김형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3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리 울(김형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3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리 울(김형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3 제가 이전에 썼던 학교안전 칼럼 참고바랍니다.
    => https://m.cafe.daum.net/riulkht/KdnU/1592
  • 작성자리 울(김형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5.15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