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길목
정소월
푸르렀던 여름 잎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조용히 떨어집니다
멋대로 가지를 뻗고
꽃들을 피웠던
지난 봄여름 날들이
비처럼 가슴에
차갑게 떨어집니다
한 남짓한 가을엔
주 성품으로 물들어
사랑의 열매들로
맺어 익어가게 하소서
그리고 아버지 야곱처럼
광야의 황량한 바람
라헬의 서글펐던 노래
험하고 긴긴 여정이었으나
곳곳 가득한 하늘 사랑
그 향기 그윽이 맡으며
침상 머리 영원한 경배로
영생으로 당신 안에
잠들 듯 잠들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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