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쓰는 법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예서(隸書)로부터 변하여 해서(楷書)와 행서(行書),
그리고 초서(草書)가 되었는데, 그 변천은 모두 한 말과 위, 진 사이에 있었다.
예서는 서법의 근본이니, 만약 서도에 마음을 두고자 한다면 예서를 알지 않을 수 없다.
예서를 쓰는 법은, 반드시 모지고 굳세며 예스럽고 졸박(拙朴)함을 으뜸으로 삼아야 한다.
예서는 번드레한 모습이나 시정배 같은 분위기는 걸러 내야 한다.
예서 쓰는 법은 가슴속에 맑고 드높으며 고아한 뜻이 있어 글이 손끝에서 나와야 한다.
가슴속에 문자향(文字香)과 서권기(書卷氣)가 있어야 손가락 끝에서 피어나는 것이니
보통 해서 같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글씨는 오른 쪽이 짧으면 아래를 가지런히 하고, 왼쪽이 짧으면 위를 가지런히 해야 하는데,
이를 쫓지 않는 것은 정신없이 획을 긋고 눈감고 삐치는 것이니, 속된 글씨 쟁이 들이 하는 짓이다.
글씨는 붓에서 이루어지고, 붓은 손가락에서 움직여지며, 손가락은 손목에서 움직여지고,
손목은 팔뚝에서 움직여지며, 팔뚝은 어깨에서 움직여지고, 이 모든 것은 오른쪽 몸뚱이에서 움직여진다.
오른쪽 몸뚱이는 왼쪽 몸뚱이에서 움직여지며, 왼쪽 몸뚱이는 아래몸뚱이(下體)에서 움직여지니,
곧 두 다리에서 움직여지는 것이다.
팔꿈치를 대고 쓰는 글씨란 팔꿈치를 들고 쓴 글씨와 함께 논할 수 없다.
팔꿈치를 들고 쓴 연후라야 가히 붓 쓰는 것을 말할 수 있다(추사 김정희).
※ 예서(隸書)➟해서(楷書)➟행서(行書)➟초서(草書).
-《화전(話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