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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회 정상일

쏙독새의 귀환

작성자21정상일|작성시간26.06.13|조회수10 목록 댓글 0

쏙독새의 귀환


내가 뒤란의 툇마루에 앉아서
평화로운 담배 한 대 피고 있을 때,
홀연 쏙독새가 뒷산 가까이서 울었다
노을이 아리목 서쪽 고개로 떨어지고
아버지가 돌개울에 저녁 발을 씻으면
앞산 어디선가 빠른 박자로 울던
삼십여 년 전의 그 쏙독새 소리였다
오랜 세월 안부를 듣지 못하더니
이런, 내 귀가 늙어 환청을 들었나,
그래도 혹여 골똘히 기울여보았으나
종래 그 울음을 다시 들을 수는 없었다
딱 한 소절의 해후에도 나는 부치나니,
거기, 한 번 가서 아니 오는 이들이여,
내 만 리 바깥에 그대들 그리워 있고
그대들 만 리 바깥에 내 술잔 홀로 있네.

(2026.06.13)
- 아리목은 내 고향집 서쪽 끝에 있는 동네 이름이다.
- 쏙독새는 소쩍새처럼 무섭게 생겼는데, 외양은 호랑지빠귀와 더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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