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묘법연화경) : 2. 방편품(方便品)-1
그 때 세존께서 조용히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
"여러 부처님의 지혜는 매우 깊어 한량이 없으며, 그 지혜의 문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또 들어가기도 어려워서 일체 성문이나 벽지불은 알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부처는 일찍부터 백천만억 무수한 부처님을 친근하여 여러 부처님의 한량없는 도법(道法)82)을 행하고, 용맹하게 정진하여 그 이름이 널리 퍼졌으며, 매우 깊고 일찍이 없던 법을 성취하여 마땅함을 따라 설했으므로 뜻을 알기 어려운 까닭이니라. | |||||||||||||||||||||||||||||||||||||
사리불아, 내가 성불한 뒤로 가지가지 인연과 가지가지 비유로 널리 가르침을 폈으며, 무수한 방편으로 중생들을 인도하여 모든 집착을 여의도록 하였으니, 그것은 여래가 방편과 지견으로 바라밀을 이미 다 구족한 까닭이니라. | |||||||||||||||||||||||||||||||||||||
사리불아, 여래는 지견이 넓고 크며, 깊고 멀어서 4무량(無量)83)·4무애변(無礙辯)84)·10력(力)85)·4무소외(無所畏)86)와 선정과 해탈삼매에 깊 | |||||||||||||||||||||||||||||||||||||
| 81) 범어로는 tri-yna. 중생들의 근기에 따라 깨달음으로 이끄는 세 가지 가르침. 성문승(聲聞乘)·연각승(緣覺乘)·보살승(菩薩乘)을 말한다. | |||||||||||||||||||||||||||||||||||||
| 82) 깨달음의 길, 수행을 말한다. | |||||||||||||||||||||||||||||||||||||
| 83) 네 가지 끝없는 마음, 자(慈)·비(悲)·희(喜)·사(捨)를 말한다. | |||||||||||||||||||||||||||||||||||||
| 84) 네 가지 걸림없는 이해와 표현 능력으로, ① 법무애(法無礙) : 가르침에 관해 막힘이 없는 것, ② 의무애(義無礙) : 가르침의 뜻에 대해 막힘이 없는 것, ③ 사무애(辭無礙) : 여러 언어에 통달해 막힘이 없는 것, ④ 요설무애(樂說無礙) : 설법에 막힘이 없는 것을 말한다. | |||||||||||||||||||||||||||||||||||||
| 85) 부처님이 지닌 열 가지 지혜의 힘으로, ① 처비처지력(處非處智力) : 도리에 맞는 일과 도리에 맞지 않는 일을 가리는 능력, ② 업이숙지력(業異熟智力) : 하나하나의 업인(業因)과 그 과보와의 관계를 여실히 아는 능력, ③ 정려해탈등지등지지력(靜慮解脫等持等至智力) : 4선(禪)·8해탈(解脫)·3삼매(三昧)·8등지(等至) 등의 선정을 아는 능력, ④ 근상하지력(根上下智力) : 중생의 근기의 상하·우열을 아는 지혜, ⑤ 종종승해지력(種種勝解智力) : 중생의 갖가지 소망을 아는 능력, ⑥ 종종계지력(種種界智力) : 중생과 제법(諸法)의 본성을 아는 능력, ⑦ 변취행지력(遍趣行智力) : 중생들이 온갖 곳에 가는 것을 아는 능력, ⑧ 숙주수념지력(宿主隨念智力) : 전생의 일을 생각해 내는 능력, ⑨ 사생지력(死生智力) : 중생이 죽어서 어디에 태어날지를 아는 능력, ⑩ 누진지력(漏盡智力) : 번뇌가 끊어진 상태와 그것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을 여실히 아는 능력을 말한다. | |||||||||||||||||||||||||||||||||||||
| 86) 설법함에 있어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네 가지 지혜로, ① 정등각무외(正等覺無畏) : 온갖 현상에 대해 알고 있다고 분명히 말하는 것에 두려움 없는 것, ② 누영진무외(漏永盡無畏) : 번뇌를 모두 끊었다고 분명히 말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것, ③ 설장법무외(說障法無畏) : 끊어야 할 번뇌에 대해 남에게 설하는 일에 두려움 없는 것, ④ 설출도무외(說出道無畏) : 번뇌를 끊는 도에 관해 설하는 일에 두려움이 없는 것을 말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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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들어, 온갖 미증유한 법을 성취하였느니라. | |||||||||||||||||||||||||||||||||||||
사리불아, 여래는 가지가지로 분별하여 공교롭게 모든 법을 설하니, 말이 부드러워 여러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느니라. 사리불아, 중요한 것을 들어 말하면, 한량없고 가없는 미증유한 법을 부처는 모두 성취하였느니라. | |||||||||||||||||||||||||||||||||||||
그만두어라, 사리불아. 다시 말할 것이 없느니라. 왜냐 하면 부처가 성취한 가장 희유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법은, 오직 부처님들만이 모든 실상의 법을 다 아셨기 때문이니라. 이른바 이와 같은 모양[相], 이와 같은 성품[性], 이와 같은 체(體), 이와 같은 힘[力], 이와 같은 작용[作], 이와 같은 원인[因], 이와 같은 인연[緣], 이와 같은 결과[果], 이와 같은 갚음[報], 이와 같은 근본과 끝과 구경[本末究意]87) 등이니라." | |||||||||||||||||||||||||||||||||||||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
| 거룩하신 부처님을 측량 못하여 | |||||||||||||||||||||||||||||||||||||
| 여러 하늘이나 세상의 인간들 | |||||||||||||||||||||||||||||||||||||
| 87) 이른바 10여시(如是)를 말하는데, 온갖 법은 다 이 10여시를 갖추었다고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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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 중생의 그 누구라도 | |||||||||||||||||||||||||||||||||||||
| 부처님을 헤아릴 자 없느니라. | |||||||||||||||||||||||||||||||||||||
| 부처님의 크신 힘과 두려움 없음 | |||||||||||||||||||||||||||||||||||||
| 해탈이나 여러 가지 삼매 | |||||||||||||||||||||||||||||||||||||
| 그리고 부처님의 모든 법 | |||||||||||||||||||||||||||||||||||||
| 능히 측량할 이도 없어 | |||||||||||||||||||||||||||||||||||||
| 본래부터 무수한 부처님 따라다니며 | |||||||||||||||||||||||||||||||||||||
| 구족하게 모든 도를 행하였으며 | |||||||||||||||||||||||||||||||||||||
| 매우 깊고 미묘한 법을 | |||||||||||||||||||||||||||||||||||||
| 보기도 어렵지만 알기도 어려워 | |||||||||||||||||||||||||||||||||||||
| 한량없는 억겁 오랜 세월에 | |||||||||||||||||||||||||||||||||||||
|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도를 행하고 | |||||||||||||||||||||||||||||||||||||
| 도량(道場)에서 얻으신 거룩한 결과 | |||||||||||||||||||||||||||||||||||||
| 내가 이미 그 모두 보고 아노라. | |||||||||||||||||||||||||||||||||||||
| 이와 같이 크고 크신 그 과보와 | |||||||||||||||||||||||||||||||||||||
| 가지가지 성품과 모양의 뜻을 | |||||||||||||||||||||||||||||||||||||
| 나와 시방세계 부처님만이 | |||||||||||||||||||||||||||||||||||||
| 이에 능히 이런 일을 알고 있으니 | |||||||||||||||||||||||||||||||||||||
| 이런 법은 보일 수 없는 것이요, | |||||||||||||||||||||||||||||||||||||
| 말로는 더더구나 할 수가 없어 | |||||||||||||||||||||||||||||||||||||
| 하물며 그 밖의 중생들이야 | |||||||||||||||||||||||||||||||||||||
| 능히 알고 이해할 이 있으랴. | |||||||||||||||||||||||||||||||||||||
| 믿는 힘이 견고하여 흔들림 없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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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한 보살들은 제외하나니 | |||||||||||||||||||||||||||||||||||||
| 부처님의 그 많은 제자들이 | |||||||||||||||||||||||||||||||||||||
| 일찍부터 부처님께 공양하고 | |||||||||||||||||||||||||||||||||||||
| 온갖 번뇌가 이미 다하여 | |||||||||||||||||||||||||||||||||||||
| 최후 몸에 머무는 이들 | |||||||||||||||||||||||||||||||||||||
| 이러한 스승들은 어느 누구도 | |||||||||||||||||||||||||||||||||||||
| 그 힘으론 이 일을 감당 못하리. | |||||||||||||||||||||||||||||||||||||
| 세상에 가득 찬 많은 사람들 | |||||||||||||||||||||||||||||||||||||
| 모두 다 사리불과 같은 이들이 | |||||||||||||||||||||||||||||||||||||
| 생각을 다하여 함께 헤아린대도 | |||||||||||||||||||||||||||||||||||||
| 부처님의 지혜는 측량 못하고 | |||||||||||||||||||||||||||||||||||||
| 시방에 많은 사람 사리불 같고 | |||||||||||||||||||||||||||||||||||||
| 또한 제자들도 가득하게 차 | |||||||||||||||||||||||||||||||||||||
| 그들이 합하여 사량하여도 | |||||||||||||||||||||||||||||||||||||
| 부처님의 지혜는 알지 못하며 | |||||||||||||||||||||||||||||||||||||
| 영리한 지혜 가진 벽지불이나 | |||||||||||||||||||||||||||||||||||||
| 무루의 최후신에 머문 이들이 | |||||||||||||||||||||||||||||||||||||
| 시방의 여러 세계 가득하여서 | |||||||||||||||||||||||||||||||||||||
| 그 수효 대숲[竹林]과 같으며 | |||||||||||||||||||||||||||||||||||||
| 그런 이가 한결같이 마음을 합해 | |||||||||||||||||||||||||||||||||||||
| 무량한 억천만 겁 오랜 세월을 | |||||||||||||||||||||||||||||||||||||
| 부처님의 참 지혜 생각하여도 | |||||||||||||||||||||||||||||||||||||
| 그 중의 한 부분도 알지 못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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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발심한 보살들이 | |||||||||||||||||||||||||||||||||||||
| 무수한 부처님께 공양하여 | |||||||||||||||||||||||||||||||||||||
| 여러 가지 뜻과 이치 요달하고 | |||||||||||||||||||||||||||||||||||||
| 또한 능히 설법도 잘하는 이 | |||||||||||||||||||||||||||||||||||||
| 그 수가 시방세계 충만하기를 | |||||||||||||||||||||||||||||||||||||
| 벼·삼·대·갈대와 같아 | |||||||||||||||||||||||||||||||||||||
| 한결같은 지혜로 생각하여도 | |||||||||||||||||||||||||||||||||||||
| 부처님 그 지혜는 알 수가 없고 | |||||||||||||||||||||||||||||||||||||
| 물러나지 않는 지위의 보살들 | |||||||||||||||||||||||||||||||||||||
| 항하의 모래만큼 수가 많아서 | |||||||||||||||||||||||||||||||||||||
| 일심으로 생각하고 찾아보아도 | |||||||||||||||||||||||||||||||||||||
| 그래도 또한 다시 알지 못하네. | |||||||||||||||||||||||||||||||||||||
| 사리불에게 또다시 말하노니, | |||||||||||||||||||||||||||||||||||||
| 번뇌가 없고 생각하여 알 수도 없는 | |||||||||||||||||||||||||||||||||||||
| 지극히 깊고 깊은 미묘한 법을 | |||||||||||||||||||||||||||||||||||||
| 내가 이미 모두 갖추었노라. | |||||||||||||||||||||||||||||||||||||
| 오직 내가 이 모양을 알고 있으며 | |||||||||||||||||||||||||||||||||||||
| 시방의 여러 부처님 또한 아시니 | |||||||||||||||||||||||||||||||||||||
| 사리불아, 마땅히 알아 두어라. | |||||||||||||||||||||||||||||||||||||
| 부처님의 말씀은 다르지 않나니 | |||||||||||||||||||||||||||||||||||||
| 부처님 설하신 미묘한 법문 | |||||||||||||||||||||||||||||||||||||
| 마땅히 크게 믿는 힘을 내어라. | |||||||||||||||||||||||||||||||||||||
| 세존의 그 법이 오랜 뒤에야 | |||||||||||||||||||||||||||||||||||||
| 진실한 법 요긴하게 말하느니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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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문과 연각법을 구하는 이들 | |||||||||||||||||||||||||||||||||||||
| 내가 이제 너희를 위하는 고로 | |||||||||||||||||||||||||||||||||||||
| 고통의 속박에서 아주 벗어나 | |||||||||||||||||||||||||||||||||||||
| 진실된 법 열반을 얻게 하리니 | |||||||||||||||||||||||||||||||||||||
| 부처님 여러 가지 방편력으로 | |||||||||||||||||||||||||||||||||||||
| 3승의 가르침 보이시지만 | |||||||||||||||||||||||||||||||||||||
| 중생들 간 데마다 집착하므로 | |||||||||||||||||||||||||||||||||||||
| 인도하여 벗어나게 한 것이니라. | |||||||||||||||||||||||||||||||||||||
| 그 때 대중 가운데 여러 성문들과 번뇌가 다한 아라한인 아야교진여 등 1천 2백 인과 성문과 벽지불의 마음을 낸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들이 제각기 이런 생각을 하였다. | |||||||||||||||||||||||||||||||||||||
'지금 세존께서는 왜 은근하게 방편을 찬탄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부처가 얻은 법은 매우 깊어 이해하기 어렵고 말하는 뜻도 또한 알기 어려워서 성문이나 벽지불로는 미칠 수가 없다)고 하시는가? 그리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한 해탈[一解脫]88)이란 뜻은, 우리들도 그 법을 얻어 열반에 이르렀는데,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전연 알 수가 없구나.' | |||||||||||||||||||||||||||||||||||||
그 때 사리불이 사부대중의 의심을 알고 또한 자기도 분명히 알지 못하므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 |||||||||||||||||||||||||||||||||||||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여러 부처님들의 제일 방편과 깊고 묘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법을 찬탄하십니까? 제가 예전에는 부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은 일이 없습니다. 지금 사부대중이 모두 의심하고 있사오니 바라옵건대 이 일이 무슨 뜻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깊고 묘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은근하게 찬탄하셨습니까?" | |||||||||||||||||||||||||||||||||||||
그 때 사리불이 거듭 이 뜻을 펴고자 게송으로 아뢰었다. | |||||||||||||||||||||||||||||||||||||
| 88) 범어로는 ekaiva vimuktih. 오직 하나뿐인 해탈이다. 부처님의 해탈만이 있을 뿐, 성문·연각의 해탈은 참된 해탈이 아니라는 뜻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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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같이 밝은 지혜 대성존(大聖尊)께서 | |||||||||||||||||||||||||||||||||||||
| 오랜만에 이런 법 말씀하시네. | |||||||||||||||||||||||||||||||||||||
| 이런 힘과 두려움이 없는 일 | |||||||||||||||||||||||||||||||||||||
| 삼매와 선정과 여러 해탈과 | |||||||||||||||||||||||||||||||||||||
| 불가사의 큰 법을 얻었지만 | |||||||||||||||||||||||||||||||||||||
| 찾아와 묻는 이가 하나도 없고 | |||||||||||||||||||||||||||||||||||||
| 그 뜻이 심히 깊고 어려워서 | |||||||||||||||||||||||||||||||||||||
| 또한 묻는 이가 하나도 없네. | |||||||||||||||||||||||||||||||||||||
| 부처님 도 행하여 얻으신 해탈 | |||||||||||||||||||||||||||||||||||||
| 매우 깊고 미묘한 그 지혜를 | |||||||||||||||||||||||||||||||||||||
| 여러 부처님들만 얻는 바라고 | |||||||||||||||||||||||||||||||||||||
| 묻는 이가 없어도 말씀하시매 | |||||||||||||||||||||||||||||||||||||
| 모든 번뇌 없어진 아라한들과 | |||||||||||||||||||||||||||||||||||||
| 열반법을 구하는 여러 사람들 | |||||||||||||||||||||||||||||||||||||
| 지금 모두 의심에 떨어져 있어 | |||||||||||||||||||||||||||||||||||||
| 무슨 일로 그 말씀 하십니까? | |||||||||||||||||||||||||||||||||||||
| 연각법을 구하는 비구·비구니 | |||||||||||||||||||||||||||||||||||||
| 하늘·용과 귀신·건달바까지 | |||||||||||||||||||||||||||||||||||||
| 서로 보고 그 의심을 풀지 못하여 | |||||||||||||||||||||||||||||||||||||
| 양족존(兩足尊)89)만 우러러보옵나니 | |||||||||||||||||||||||||||||||||||||
| 이런 일이 어떠한 까닭인지 | |||||||||||||||||||||||||||||||||||||
| 바라건대 부처님께서는 해설하소서. | |||||||||||||||||||||||||||||||||||||
| 89) 부처님을 가리킨다. 부처님은 지혜(智慧)와 자비(慈悲) 두 가지를 다 갖추신 분이므로 이같이 부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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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러 성문들의 무리 가운데 | |||||||||||||||||||||||||||||||||||||
| 제가 제일이라 말씀하시나 | |||||||||||||||||||||||||||||||||||||
| 제 지혜로는 아무리 생각하여도 | |||||||||||||||||||||||||||||||||||||
| 의혹을 결단하지 못하나니 | |||||||||||||||||||||||||||||||||||||
| 이것이 저 끝의 구경법(究竟法)인지 | |||||||||||||||||||||||||||||||||||||
| 우리들이 수행할 도리이온지. | |||||||||||||||||||||||||||||||||||||
| 부처님 말씀 듣고 귀의한 불자 | |||||||||||||||||||||||||||||||||||||
| 합장하고 우러러 기다리니 | |||||||||||||||||||||||||||||||||||||
| 원하는 미묘하신 음성으로써 | |||||||||||||||||||||||||||||||||||||
| 사실대로 말씀하여 주소서. | |||||||||||||||||||||||||||||||||||||
| 여러 하늘과 용과 귀신들 | |||||||||||||||||||||||||||||||||||||
| 그 수가 항하의 많은 모래요, | |||||||||||||||||||||||||||||||||||||
| 보리를 구하는 여러 보살도 | |||||||||||||||||||||||||||||||||||||
| 8만 명이 넘는 수 엄청나구나. | |||||||||||||||||||||||||||||||||||||
| 여러 세계 억만 국토 그 땅에서 | |||||||||||||||||||||||||||||||||||||
| 모두 함께 모여든 전륜성왕도 | |||||||||||||||||||||||||||||||||||||
| 합장하여 공경스런 마음으로써 | |||||||||||||||||||||||||||||||||||||
| 구족하신 말씀을 원합니다. | |||||||||||||||||||||||||||||||||||||
| 그 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다시 말할 것이 없느니라. 만일 이 일을 말한다면, 모든 세상의 하늘이나 인간들이 다 놀라고 의심하리라." | |||||||||||||||||||||||||||||||||||||
사리불은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다. | |||||||||||||||||||||||||||||||||||||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말씀하여 주소서. 왜냐 하면 여기에 모인 무수한 백천만억 아승기 중생들은 일찍부터 여러 부처님들을 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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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하고 모든 근[諸根]90)이 영리하여 지혜가 아주 밝사오니,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면 능히 공경하여 믿으오리다." | |||||||||||||||||||||||||||||||||||||
그 때 사리불이 이 뜻을 다시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 |||||||||||||||||||||||||||||||||||||
| 위없는 법왕이신 세존이시여, | |||||||||||||||||||||||||||||||||||||
| 염려치 마시고 말씀하소서. | |||||||||||||||||||||||||||||||||||||
| 여기 모인 무량한 대중들이 | |||||||||||||||||||||||||||||||||||||
| 공경하고 믿을 이 있습니다. | |||||||||||||||||||||||||||||||||||||
| 부처님께서는 또 그런 말 말라고 하셨다. | |||||||||||||||||||||||||||||||||||||
"사리불아, 만일 이 일을 말한다면 모든 세상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이 다 놀라고 의심할 것이며, 뛰어난 체하는 비구들은 장차 큰 구렁91) 속에 떨어지리라." | |||||||||||||||||||||||||||||||||||||
그 때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
| 그만두라, 그만두라, 말하지 말라. | |||||||||||||||||||||||||||||||||||||
| 나의 법은 미묘하여 어렵나니 | |||||||||||||||||||||||||||||||||||||
| 증상만(增上慢)92) 사람들이 이 법 들으면 | |||||||||||||||||||||||||||||||||||||
| 반드시 믿지 않고 공경 않으리. | |||||||||||||||||||||||||||||||||||||
| 그 때 사리불은 또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 |||||||||||||||||||||||||||||||||||||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말씀하여 주소서, 말씀하여 주십시오. 지금 여기 모인 대중 가운데 저와 같은 백천만억 인들은 세세생생에 이미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왔습니다. 이 사람들은 반드시 공경하고 믿고 긴긴 밤에 편안하여 이익이 많으리이다." | |||||||||||||||||||||||||||||||||||||
| 90) 눈[眼]·귀[耳]·코[鼻]·혀[舌]·몸[身]의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을 말한다. | |||||||||||||||||||||||||||||||||||||
| 91) 무간지옥(無間地獄)을 가리킨다. | |||||||||||||||||||||||||||||||||||||
| 92) 훌륭한 교법과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도 얻었다고 생각하여 잘난 체하고 교만한 것이다. | |||||||||||||||||||||||||||||||||||||
| [40 / 380] 쪽 | |||||||||||||||||||||||||||||||||||||
| 그 때 사리불은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 |||||||||||||||||||||||||||||||||||||
| 위없는 양족존 세존이시여, | |||||||||||||||||||||||||||||||||||||
| 제일가는 그 법을 말씀하소서. | |||||||||||||||||||||||||||||||||||||
| 저희들은 부처님의 맏아들이오니 | |||||||||||||||||||||||||||||||||||||
| 원컨대 분별하여 말씀하소서. | |||||||||||||||||||||||||||||||||||||
| 여기에 한량없이 모인 대중들 | |||||||||||||||||||||||||||||||||||||
| 이 경을 공경하고 믿으오리다. | |||||||||||||||||||||||||||||||||||||
| 부처님께서 일찍이 지나간 여러 세상에 | |||||||||||||||||||||||||||||||||||||
| 이러한 무리들을 교화하시매 | |||||||||||||||||||||||||||||||||||||
| 모두들 일심으로 합장하옵고 | |||||||||||||||||||||||||||||||||||||
|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렵니다. | |||||||||||||||||||||||||||||||||||||
| 저희들 1천2백 모든 사람과 | |||||||||||||||||||||||||||||||||||||
| 그 밖에 불도를 구하는 이들 | |||||||||||||||||||||||||||||||||||||
| 바라건대 이들을 위하시어 | |||||||||||||||||||||||||||||||||||||
| 분별하여 말씀해 주시옵소서. | |||||||||||||||||||||||||||||||||||||
| 이 사람들 그 법을 듣기만 하면 | |||||||||||||||||||||||||||||||||||||
| 한없는 환희심을 내오리이다. | |||||||||||||||||||||||||||||||||||||
| 그 때 세존께서는 사리불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 |||||||||||||||||||||||||||||||||||||
"네가 은근하게 세 번이나 청하였으니 어찌 말하지 아니하랴.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내가 마땅히 너를 위하여 분별해서 말하리라." | |||||||||||||||||||||||||||||||||||||
이런 말씀을 하실 때에 회중에 있던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5천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났으니, 그 까닭은 이 무리들은 죄업이 무겁고 또 교만하여 얻지 못한 것을 얻은 체하고,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달은 체하는 까닭이었다. 이런 허물이 있으므로 여기에 있지 아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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