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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산책

【한시감상】 曉過僧舍(효과승사) / 태제(泰齊) 유방선(柳方善) 새벽에 스님의 거처를 지나며

작성자프란치스코(이해진)|작성시간26.04.03|조회수3 목록 댓글 0

【한시감상】
曉過僧舍(효과승사) / 태제(泰齊) 유방선(柳方善)
새벽에 스님의 거처를 지나며


東嶺上初暾(동련상초돈)
尋僧叩竹門(심승고죽문)
宿雲留塔頂(숙운유탑정)
積雪擁籬根(적설옹리근)
小逕連深洞(소경연심등)
踈鐘徹近村(소종철근촌)
蕭然吟未已(소연음미이)
淸興到黃昏(청흥도황혼)

동녘 산마루에 첫 햇살이 떠오를 때,
스님을 찾아 대숲 곁 사립문을 두드린다.
밤새 머문 구름은 탑 꼭대기에 걸려 있고,
쌓인 눈은 울타리 아래를 포근히 감싸고 있다.
작은 오솔길은 깊은 산골로 이어지며,
드문 종소리는 가까운 마을까지 맑게 울려 퍼진다.
이 고요하고 담박한 풍경에 시를 읊는 마음 멈추지 못하니,
그 맑은 흥취가 황혼 무렵까지 이어진다.

曉過僧舍(효과승사)
새벽에 스님의 거처를 지나며
태제(泰齊) 유방선(柳方善)

東嶺上初暾(동령상초돈)
동쪽 고개 위로 첫 햇살이 떠오르고
東嶺 : 동쪽 산마루, 동녘 고개
初暾 : 처음 비치는 아침 햇빛, 막 떠오른 해
→ 하루가 막 열리는 새벽 풍경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尋僧叩竹門(심승고죽문)
스님을 찾아 대숲 곁 사립문을 두드리네
尋僧 : 스님을 찾아감
叩竹門 : 대나무문(혹은 대숲 옆 문)을 두드리다
→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속세를 벗어난 맑은 벗을 찾아가는 고요한 구도자의 걸음처럼 느껴집니다

宿雲留塔頂(숙운유탑정)
밤새 머문 구름은 탑 꼭대기에 머물러 있고
宿雲 : 밤새 머물던 구름
留塔頂 : 탑 위에 머물다
→ 산사의 탑과 안개(혹은 구름)가 어우러져
아주 신비롭고도 정적인 장면을 만듭니다.

積雪擁籬根(적설옹리근)
쌓인 눈은 울타리 밑동을 감싸 안았네
積雪 : 쌓인 눈
擁籬根 : 울타리 뿌리(아래)를 둘러싸다
→ 겨울의 고요함, 그리고 산사의 적막함이 더 짙어집니다.
차가운 풍경인데도 이상하게 따뜻한 정서가 있어요.

小逕連深洞(소경연심동)
작은 오솔길은 깊은 골짜기로 이어지고
小逕 : 작은 길, 오솔길
深洞 : 깊은 골짜기, 깊은 산중
→ 현실의 길이면서 동시에
마음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내면의 길처럼 읽힙니다.

疏鐘徹近村(소종철근촌)
성긴 종소리는 가까운 마을까지 울려 퍼지네
疏鐘 : 드문드문 들리는 종소리, 맑고 성긴 종소리
徹近村 : 가까운 마을까지 사무치다
→ 산사의 종소리가 단지 절 안에만 머물지 않고
세속의 마을까지 닿는다는 점이 참 아름답습니다.
수행의 울림이 세상으로 번지는 느낌이에요.

蕭然吟未已(소연음미이)
쓸쓸하고 맑은 기운 속에 시를 읊기를 그치지 못하고
蕭然 : 쓸쓸하고 고요한 모양, 담박한 정취
吟未已 : 읊조림이 그치지 않다
→ 풍경을 보고 시심이 절로 일어나
계속 읊게 되는 상태입니다.

淸興到黃昏(청흥도황혼)
맑은 흥취는 황혼 무렵까지 이어졌네
淸興 : 맑고 깨끗한 흥취, 고아한 시흥
到黃昏 : 황혼에 이르기까지
→ 새벽에 시작된 감흥이 저녁까지 이어집니다.
짧은 방문이 아니라 하루를 관통하는 깊은 여운이네요.

출처: 韓國韓詩眞寶 五言律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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