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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중턱에서

작성자창공|작성시간26.06.17|조회수13 목록 댓글 0


유월의 중턱에서
물밀듯 떠내려가는 강물은
손안에 든 모래알처럼 빠져나가고 푸르고 푸르던
유월의 아침은 한 해를 벌써 반토막 썰어 먹은 생선처럼
지난 시간은 너덜하다.

우물쭈물하다가
여인의 작별처럼
들뜬 꽃들만 사방에 무성하고 정작 빈자리는
하마 입처럼 볼품없다.

어쩌랴 이미 떠난 여인의
치맛자락 같은 헐거운 봄날을 탓해서 무엇하랴.
부유하던 마음 가만히 추슬러 보니

옛일은 자국도 없는데,
남은 시간만큼은
잘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어,
마치 George Bernard Shaw의 묘비명처럼.
그 친구 말처럼
남은 생선이라도
썩히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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