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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묵상] 세상의 진수성찬과 의인의 망치 : 시편 141편

작성자라마나욧|작성시간26.06.08|조회수35 목록 댓글 0

세상의 진수성찬과 의인의 망치 (2-141)

202668(월요일)

찬양 : 내 모습 이대로

본문 : 141:1-10

https://youtu.be/vfMcPno-Dt8?si=ShXUHo6tS4wsIek2

 

주일을 보내고 나면 나는 늘 파김치가 된다. 한 편의 생명이 담긴 설교를 준비하는 일이 이토록 쉽지 않은 과정임은 이 나이가 되어도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말씀 앞에 설 수 있는 용기와 인내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다.

 

나는 달변의 설교자가 아니다.

오히려 때로는 분위기를 멈추게 하는 투박한 대화력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나를 설교자로 부르시고 이날까지 이 자리에 머물게 하심은 오직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다.

 

오늘은 내일 있을 중보기도세미나 종강 수업을 준비하고 사무실 청소를 해야 하는 날이다. 온몸이 부서지듯 아픈 날이지만, 다시 일어나 말씀 앞에 설 수 있게 하심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이 아침, 주님은 어떤 말씀으로 인도하실까?

오늘 본문 시편 141편은 다윗의 시로, 주변의 악한 유혹과 박해 속에서 자신의 영혼과 입술을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부르짖는 '지혜와 보호의 탄원시'.

 

여기 그 유명한 고백이 나온다. 3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도대체 다윗은 어떤 상황에서 이런 처절한 외침을 외치는 것일까?

존 칼빈(John Calvin)은 이 시편의 배경에 대해 주석하며 다윗이 경험하는 두 가지 영적 관점을 말하고 있다.

 

첫째는 보복하고 싶은 유혹과의 싸움이다.

다윗은 사울 왕과 대적들에게 오랜 시간 부당한 박해를 받았다. 인간적인 마음으로는 똑같이 비방하고, 저주하고, 무력으로 보복하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칼빈은 다윗이 자신의 입에 파수꾼을 세워달라고 기도한 이유가, 억울함에 사무쳐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악인들을 향해 죄가 되는 말(보복의 말)을 쏟아내지 않기 위함이었다고 해설한다.

 

둘째는 악인의 번영에 동화되려는 마음의 두려움이다. 4

‘내 마음이 악한 일에 기울여 죄악을 행하는 자들과 함께 악을 행하지 말게 하시며
그들의 진수성찬을 먹지 말게 하소서.’

 

박해 속에서 악인들은 오히려 떵떵거리며 '진수성찬'을 누리고 있었다. 고난이 길어지면 "나도 저들처럼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세상 방식을 따라 살아야 하나?"라는 회의감이 들기 마련이다. 칼빈은 다윗이 그들의 진수성찬을 먹지 않게 해달라고 구한 것을 두고, "악인들의 악행이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삶의 방식을 부러워하거나 모방하려는 유혹으로부터 마음을 지키려는 처절한 몸부림"으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다윗은 이 시의 가장 놀라운 기도를 올린다. 5

‘의인이 나를 칠지라도 은혜로 여기며
책망할지라도 머리의 기름같이 여겨서
내 머리가 이를 거절하지 아니할지라
그들의 재난 중에도 내가 항상 기도하리로다.’

 

시편 1415절에서 대구를 이루는 칠지라도책망할지라도

히브리적 사고의 깊이를 잘 보여주는 아름다운 조합이다.

앞의 칠지라도가 겉사람을 깨뜨리는 외적인 충격을 뜻한다면,

뒤의 책망할지라도는 영혼을 바르게 세우는 인격적인 말씀의 인도를 뜻한다.

 

칠지라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할람(הָלַם)’은 망치로 단단히 두드리는 행위다. 대장장이가 거친 철을 망치로 두드려 쓸모 있는 도구로 빚어내듯, 의인의 따끔한 책망이 나의 거친 자아를 깨뜨리는 영적 유익이 된다는 고백이다.

 

반면 책망할지라도의 원어인 야카흐(יָכַח)’는 본래 법정에서 재판관이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려 옳고 그름을 입증하고 판결하다라는 뜻이다. , 잘못된 길로 가는 사람에게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여 죄를 깨닫고 바른길로 유턴하게 만드는 교정이 핵심이다.

 

이처럼 히브리적 사고에서 의인의 책망은 나를 무너뜨리기 위한 공격이 아니다. 도리어 하나님이 의인의 입술을 통해 나를 돌이키시는 은혜의 수단이다. 내 고집스러운 자아를 치는(할람)’ 외적 충격을 통과한 후에야, 비로소 나를 인격적으로 깨닫게 하시는(야카흐)’ 말씀의 빛이 영혼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다윗은 원수가 주는 달콤한 유혹(4절의 진수성찬)에 빠져 영혼이 병들 바에야,

차라리 내 영혼을 살리는 의인의 아픈 책망을 머리의 기름처럼 달게 받겠노라고 고백한 것이다.

 

세상은 우리에게 자존심을 지키며 달콤한 성공의 진수성찬을 즐기라고 유혹하지만, 다윗은 그 달콤함 뒤에 숨은 파멸을 보았다. 그래서 나를 치고(할람’)’ ‘깨닫게 하는(야카흐’)’ 의인의 아픈 책망을, 오히려 자신의 머리를 빛내줄 가장 영광스러운 기름으로 환대하며 기쁘게 수용한 것이다.

 

7절을 보면 지금의 상황이

<사람이 밭 갈아 흙을 부스러뜨림 같이 우리의 해골이 스올 입구에 흩어졌도다>라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대적들의 무자비한 공격과 압박 앞에,

자신들의 삶과 공동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나고 짓밟힌 상태가 되어

뼈가 안장되지도 못하고 흩어져 굴러다니는 신세가 되었다고 외친다.

 

이런 상황에 내 입술에 파수꾼을 세워 입술의 문을 지켜달라고 기도하며, 이런 상황에도 내 자존심을 내려놓고 달콤한 세상의 유혹을 거절하며 망치로 자신을 부수고, 내적인 교정을 이루어 주님을 닮아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대적들에 의해 뼈가 부서지고 흩어지는 비참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의인의 책망을 머리에 부어지는 영광스러운 기름으로 환대하는 다윗의 태도가

오늘 아침 내게 큰 감동으로 들려진다.

<육체는 깨어질지언정 영혼은 거룩한 기름부음아래 있게다>는 고백이 울림을 준다.

오늘 이 하루의 나의 삶도 이런 날이 되기를 사모한다.

 

주님, 이 종이 오늘이라는 삶의 자리에서 의인이 나를 치는 일을 은혜로 여기며, 그 책망을 기름 부음으로 여겨 거절하지 않는 하나님을 닮아가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한줄 묵상 :

<세상의 달콤한 진수성찬으로 영혼이 병들 바에야, 나를 깨뜨려 바르게 세우는 의인의 아픈 망치를 내 머리의 영광스러운 기름으로 환대하겠습니다.>

 

적용 질문 :

1.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고난이 길어질 때, 내 입술에서 가장 먼저 터져 나오는 말은 무엇입니까?

 

2. 세상이 속삭이는 "적당한 타협과 지름길"이라는 달콤한 진수성찬(4)이 내 눈앞에 아른거린 적은 없나요? 그 달콤함 뒤에 숨겨진 영혼의 파멸을 분별해 낼 영적 안목이 내게 있는지 돌아봅시다.

 

3. 최근 내 영혼의 안전을 위해 따끔한 쓴소리(책망)를 해준 고마운 '의인'이 있습니까? 내 자존심을 망치로 치는 듯한 그 아픈 충격을, 나를 바르게 세우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기름으로 달게 받았는지 나누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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