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어떻게 하려고 하지 맙시다.
사람이 그렇듯이 누가 건드리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갖거나 반항을 하며 그 역시 나를 건드립니다.
하지만 건드리지 않으면 갈등이 없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마음을 어떻게 하려하면 마음도 나를 어떻게 하려합니다.
아니 어떻게 하려는 순간 끌려 들어가 시비속에 파묻혀 버립니다.
하지만 느껴지더라도 건드리지 않으면 마음은 제 삶을 살다가 떠나갑니다.
우리는 늘 사람을 만나듯이 마음을 만납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을 잡지 않으면 그 사람은 지나가고 다음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처럼 마음도 잡지 않으면 그 마음 역시 지나가고 다음 마음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거리의 사람이 수많이 지나가듯 마음이 지나가고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도 내가 어떻게 하지만 않으면 내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지나가듯
수많은 마음 역시 내가 어떻게 하지만 않으면 내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지나갑니다.
물론 만나는 사람이 저마다 느낌이 있어 마음에 드는 사람과 들지 않는 사람이 있듯이
우리의 마음 역시 마음에 들거나 들지 않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할 수 없고 남이기 때문에 건드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내 것이라서 어떻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꾸 건드리고 시비합니다.
그 한 생각입니다.
내맘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과 마음이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있다는 시비하는 그 한 생각이 모든 일을 만듭니다.
내 속에서 일어난다고 내 마음이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에게 아무런 예고도 하지 않고 일어납니다.
내 마음이라면 어떻게 나도 모르게 일어날 수 있고 또 일어난 뒤에야 비로소 그것을 알 수밖에 없겠습니까?
그리고 설사 내 마음이라고 해도 시시때때로 변하고 돌아다니는 그 마음을 내 맘대로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자기 마음을 마음대로 해보신 분이 있습니까?
안되는 이유는 바로 내 속에서 일어나지만 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 무엇일까요?
인연의 그림자입니다.
내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깥 경계와 만나 그려지는 인연의 그림자입니다.
바깥 경계가 없으면 생기지 않는 그림자 말입니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들 것입니다.
아무도 없이 혼자 있을 때는 왜 온갖 마음이 일어나는가?
그 이유는 이미 우리 안에 바깥 경계와 인연지어 만든 그림자가 우리 뇌 속에, 생각 속에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은 이전에 만들어 놓은 생각 속의 그림자를 바깥경계로 삼아 또 온갖 그림자 놀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곤 그것이 마치 실재한다고 믿고는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애를 씁니다.
자꾸 어떻게 하려 한다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이 내 것이 아니듯 내 마음도 내 것이 아닙니다.
아니 애초부터 내 것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어떻게 하지 못하듯
내 마음도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어떻게 하려하면 그 마음 역시 님을 어떻게 하려하고 그러면 갈등의 골이 깊어집니다.
그런데 사람끼리의 갈등은 두사람이 나눠 가지지만
마음과의 갈등은 오로지 나 혼자만 짊어집니다.
그래서 더 힘듭니다.
마음을 어떻게 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러면 따라갈 필요도 내치려고 싸워 갈등을 일으킬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과 친구하듯이
내 마음에 드는 마음만 친구 하시고
마음에 들지 않는 마음은 건드리지 말고 놔 두십시오.
아예 관심도 두지 마십시오.
그러면 금방 떠나갑니다.
마치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처럼말입니다.
마음은
인연의 그림자요 허상일 뿐 원래부터 없는 것이니까요.
있지도 않는 허상을 어떻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마음은 내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내 것이 없습니다.
그냥 인연으로 왔다 갈 뿐입니다.
그냥 인연따라 왔다 가도록 그냥 놔 두십시오.
특히 마음에 들지 않는 마음은 더더욱 놔 두십시오.
아무리 끈질긴 마음이라도 계속 놔두면 그 마음과의 인연이 완전히 끊어져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다시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다스릴 것도 없는 허상인 마음이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