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들판은 비워져, 감미로운 미풍 속에 피어날 향기로운 꽃 깨어나지 않았네요. 파르라니 흐르는 잔 물결 하늘아래, 예쁘게 울어 줄 새도 아직 오지 않았네요. 내일 아침 피어 날 꽃 이파리, 봄 공기 채워 줄 지저귐까지 가지지 아니 하시고. 어제께 내린 눈, 녹아내리는 눈 물, 공양으로 드시며 그예 가셨네요. 그러셨네요. 중생의 삶, 봄 날 녹아내리는 눈 물 같아서, 저의 눈물도 흐르네요. 그렇지만 곧 이어 꽃도 피겠지요? 새 새끼도 지저귀겠지요. 그러나 스님! 빈 들을 채울 꽃, 허공에서 듣게 될 새 소리, 모두가 적막에서 피어난 줄 알겠어요. 그러나 스님! 적막 속에서 라도, 꽃밭 속에서라도 스님 숨으신 곳을 저는 찾겠어요. 버리고 다 버린 그곳에서 버려진 스님을 보고 싶어요. 꽃 보듯 봄눈 보듯 그렇게 보고 싶어요. 그리고 스님! 안녕히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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