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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소설)황홀한

한국을 떠나서 도착한 오사카

작성자영숙이엄마|작성시간26.06.15|조회수53 목록 댓글 0

한국을 떠나서 도착한 오사카

 

고민할 것도 없이 비행기랑 첫날 호텔만 빠르게 예약하고 어디 만화에서 넷 카페라고 하는 일본 피시방 나온 게 있는데 둘째 날은 밤에 저기 체험이나 해봐야지 하면서 따로 숙소도 안 잡고 계획을 짰음.

 

그렇게 한국을 떠나서 도착한 오사카. 비행기를 싸게 구해서인지 오사카 시내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둑어둑해서 저녁이 됐을 시간이었고 한국에서부터 찾아봤던 라면집으로 혼자 들어가서 식사를 마치고 도톤보리라고 불리는 그 두 팔 벌린 아저씨 간판 밑에서 혼자 사진도 찍고

 

근처에 유명하다던 다코야키 집에서 포장해서 앉아서 편의점에서 사 온 캔맥주를 홀짝거리고 있으니 잘 왔다 싶더라고. 그렇게 2박3일 여행 중 첫날이 무난하게 지나가고

 

둘째 날도 뭐 별거 있나 오사카 시내 쪽 둘러보다 점심에 간단한 쇠고기덮밥이랑 맥주 한잔. 오사카성 쪽이 그렇게 유명하대서 돌아다니면서 구경 어느 정도 다리가 아파질 때쯤 시내 쪽으로 복귀해서 이자카야에서 저녁 겸 술이나 먹을 생각으로 돌아다니고 있었음.

 

근데 오사카 도톤보리는 어떤 곳일까? 언뜻 보기에 무난한 사람 많은 관광지로 보일 순 있으나 거기서 한두 블록만 이동하면

 

기모노 교복 여종사원 등등 코스프레 옷을 입은 것은 바, 소프랜드, 가라오케, 매춘 등 밤 문화가 상당히 발전해 있는 곳임.

 

그리고 우리나라랑은 조금 다르게 일하는 복장 그대로 밖에 나와서 호객도 많이 하는데 처음 나랑 눈이 마주친 호객하는 애는 뭐 어디 데빌바..? 이런 간판을 목에 메고 다니면서 소악만 코스프레 이런 걸 하고 있었는데 꼬리랑 머리띠만 악마지 나머지는 그냥 검은색 비키니.

 

어 난 그런 데 관심 없다 하면서 뿌리치려 해도 팔짱을 끼고 들어오는데 푹신한 감촉은 아직도 팔에서 안 잊힘 ㅎㅎ.. 지금이야 좋지~ 하고 찾아갈 거지만 21살 당시에 내가 어리기도 했고 지갑이 얇기도 했고...

 

뭐 그렇게 간호사 여종사원 등등 지나가는 애들마다 혼자 다니는 젊은 남자다 보니 이리저리 얽힐 때마다 한번씩 터치들이 들어오는데 참 좋더라고 ㅎㅎ..

 

그렇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그나마 좀 한적해 보이는 꼬칫집이 하나 보여서 들어갔어.

 

맥주랑 꼬치 몇 개를 시켜놓고 홀짝거리고 있는데 서빙하는 여자애가 눈에 들어옴. 키가 150 초반 정도로 작고 몸도 여리여리해 보이는데 특유의 일본 애들 눈이 있잖아. 좀 얼굴에 비해서 커 보이는 눈. 그게 존나 귀엽고 하관도 그 일본 느낌은 있는데 막 그렇게 거슬리는 하관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귀여웠으면 그냥.

 

그 와중에 얘는 이리저리 웃으면서 잘 다니더라. 한 시간 정도 이거저거 시키면서 앉아서 지켜보는데도 애가 그 눈웃음이 안 없어짐 계속 웃으면서 일하더라고

 

내 또래 같은데 진짜 열심히 사는구나.. 하면서 쳐다보고 있으니까 어느 정도 손님이 줄어들었을 때 얘가 생맥주 한잔을 들고 내 쪽으로 오더라

 

조금 여유가 생겨서 온다고 한국인이냐고 그러는데 응 맞는다고 하니까 갑자기 한국말을 하더라고 한국에서 온 거 같다고 사장한테 말하니까 서비스 한 잔 주라고 했다면서.

 

자기 한국에 관심도 많고 티아라 좋아한다 그랬었나..? 뭐 암튼 가수 좋아한다고 드라마 많이 봤다고 막 그러길래 아 그러냐? ㅋㅋㅋ 하면서 대화를 좀 이어감

 

 

혼자 술 먹기도 뭐했는데 잘됐다 하는 찰나에 얘는 다시 주문받으러 갔다가 다시 내 쪽으로 왔다가 하면서 말을 좀 섞었음. 오사카는 왜 왔냐? 한국 어디 사냐? 우리 가게에도 한국인은 많이 왔는데 혼자 온건 네가 처음이라 말 걸어봤다. 하면서 일본어랑 한국어 막 섞어서 얘기하는데 대충 알아듣는 만큼만 대화했어.

 

얘가 한국어 하는 만큼 나도 일본어는 생활 회화만큼만 조금은 되는 수준이라 거의 말의 절반은 서로 날리는 거 같긴 한데 아무튼 뭐 이리저리 얘기하다 보니까 재밌더라고 응.

 

"나 30분만 있으면 알바 끝나는데 얘기 좀 더할래?"

 

그러다가 얘가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막 웃길래 난 좋다고 했지. 그리고 맥주 한 잔 더 시키면서 기다리니까 얘도 막 열심히 정리하고 나오더라고.

 

그렇게 둘이 그냥 도톤보리 쪽으로 다시 나오면서 뭐 먹고 싶냐길래 오사카는 다코야키 아니냐니까 맞는다면서 로컬 맛집 근처에 있다고 하나 사서 먹자 하길래 오 좋다~ 했는데, 간 곳이 내가 어제 ?

 

여기 로컬도 로컬인데 줄 선사람 절반이 한국인 이지 않냐니까 자기는 어릴 때부터 다녔대 요즘은 줄 서서 먹느라 힘들다 하면서 웃길래 그냥 나도 웃으면서 기다렸지.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씩 사 들고 어제처럼 흐르는 강 옆에 벤치에서 앉아서 다시 한국 얘기 일본 얘기 막 하다 보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들어보니 얘는 22살이고 올해 봄에 한국 여행 갈려고 돈 모으고 있다 하더라고 한국 드라마 나온 곳이랑 서울 가보고 싶다고 막 얘기하는데 되게 설레 보이는 게 보기 좋았음.

 

그리고 막 한국인들 일본 싫어한다는데 자기가 만난 사람들은 다 친절했다고 하고 한국 남자들은 멋있는데 일본인들은 촌스러운 거 같다고 막 뭐 그런 얘기.

 

나도 응 일본화 보니까 사람들 다 착하고 너같이 귀여운 애들도 많은 거 같음 ㅋㅋ 하니까 얼굴 시뻘게지면서 후에 에에~? 하는 일본 애들 특유의 소리 내길래 막 웃었지.

 

그렇게 막 놀다 보니 시간이 1시가 넘었더라고. 사람이 워낙 많이 다녀서 시간 이렇게 된 줄 몰랐다 하면서 너 안 들어가 봐도 되냐? 하니까 자기는 괜찮은데 나 내일 한국 들어가야 하는데 자기가 너무 오래 잡아둔 거 아니냐고 하더라.

 

뭐 난 괜찮았음 ㅋㅋ 하면서 자리 정리하고 일어나니까 자기가 길 잘 아니까 호텔까지 데려다주겠대.

 

나 넷 카페 체험 갈려 해서 숙소 따로 안 잡아놨는데 그냥 너무 늦어서 호텔 방 남았다고 하면 들어갈 거라 하니까 지금 시간이면 호텔 체크인되는 곳 없을 거라 그러더라.

 

엥 나 이제 어디 가지? 진짜 넷 카페 가야 할 듯. 크크크 하고 있으니까 자기가 이 시간에도 체크인되는 숙소 알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 너무 감사함 ㅠㅠ 하고 따라갔어.

 

한두 블록쯤 이동하니까 아까 내가 지나온 유흥가 말고도 완전 더 유흥에 가까운 거리가 나오더라고 진짜 눈 둘 곳이 없어서 어버버하고 있는데 얘가 막 내 손목 끌면서 갔음.

 

여기서 눈 잘못 돌리면 호객 엄청 붙어서 커플인 척해야한다면서 막 그 거리를 통과하는데 아까랑 다르게 한 명도 안 붙더라 까비...

 

그렇게 어느 정도 걸은 다음에 얘가 걸음을 딱 멈추는데 러브호텔들이 여기저기 모여있는 동네더라고.

 

여긴 호텔만큼 좋진 않아도 빈방 많을 거라 그러길래 오 러브호텔은 한국에도 비슷한 거 있다 모텔이라 그런다고 하면서 고맙다고 막 하니까 신기해하더라고

 

그래서 그냥 아무대나 들어가려는데 얘가 머뭇거리더니 조금만 얘기 더 할까? 하면서 말을 꺼내길래 그때 문득 생각이 들었음.

 

사랑 호텔가에 남녀. 쉬었다 갈래? 얘 오늘 나랑 있으려는 거 같은데? 이런 사고회로가 아주 많이 빨리 돌아가면서 아래에 힘이 빡 들어가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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