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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과 선비 ㅡ쑥맥과 바보ㅡ

작성자임경운|작성시간22.04.21|조회수496 목록 댓글 1

♥도둑과 선비.♥

조선 시대 홍기섭은 가난했지만
청렴하기로 알려진 선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홍기섭의 집안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도둑은 집안에 워낙 훔쳐갈 것이 없다 보니 솥단지라도 떼어가겠다는
마음으로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시각 도둑이 들었음을 알게 된
홍기섭 부인은 도둑이 솥단지를 떼어가려 한다고 남편에게 알렸습니다.

그러자 홍기섭은 태연하게 말했습니다.

“우리보다 힘든 사람이니 저 솥단지라도
떼어가려는 것이니 그냥 가져가도록 놔두시오.”

도둑은 솥뚜껑을 열어 보니 밥을 해먹은 흔적이 없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도리어 솥단지 속에 엽전 일곱 냥을 넣어두고 나왔습니다.

다음 날 솥단지가 없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돈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 홍기섭은 집 앞에 ‘우리 집 솥단지에 돈을 잃어버린 사람은 찾아가시오.’ 라는 쪽지를 써 붙여 놓았습니다.

소문을 들은 도둑이 홍기섭의 집으로
찾아가 말했습니다.

“남의 솥 안에 돈을 잃어버릴 사람이 있겠습니까.
하늘이 준 건데 왜 받지 않습니까”

그러자 홍기섭은 반문하며 말했습니다.

“내 물건이 아닌데 어찌 갖겠는가?”

도둑이 꿇어 엎드리며 말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소인이 어젯밤 솥을
훔치러 왔다가 가세가 딱해 놓고 갔습니다.”

이후 도둑은 홍기섭의 양심에 감복해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않고 홍기섭의 제자가 되어 평생 성실하게 잘 살았다고 합니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염의편과 야담집 청구야담에 나오는 설화입니다.]

청렴함은 불의를 선의로 바꿀 수 있습니다.

양심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쉽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마음으로부터 정직한 소리를 내면, 바뀌지 못할 것도 없고, 바꾸지 않을 것도 없습니다.

불의로 취한 재물은 끓는 물에 뿌려지는 눈과 같고 뜻밖에 얻어진 논밭은
물살에 밀리는 모래와 같다.

–명심보감–

♥쑥맥과 바보♥

세상 물정(物情)을 모르는 어리숙한 사람을 가리킬 때 우리는 흔히 “쑥맥”이라고 한다.

이 “쑥맥”이라는 말의 어원은 “숙맥(菽麥)”이라고 한다.

숙(菽)은 콩이고, 맥(麥)은 보리인데 이 숙맥이 어째서 바보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을까?

숙맥의 본딧말은 숙맥불변(菽麥不辨)이었다.

변(辨)은 변별하다 또는 구별하다는 뜻이므로 숙맥불변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된다.

콩인지 보리인지는 어린아이가 봐도 금방 알 수 있는데 그 쉬운 것도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바보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 “숙맥불변”을 다 쓰기가 번거로워 “숙맥”으로 줄이게 되었고, 이 말을 남을 놀리는 말로 사용하다 보니 숙맥의 “숙”을 된소리로 발음하게 되어 “쑥맥”으로 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쑥맥”이라는 단어는 “모순(矛盾)”이라는 단어와도 일맥상통한다.

고대 중국 초(楚)나라에 모(矛: 창)와 순(盾: 방패)을 팔고 다니는 장사꾼이 있었다.

그는 창을 팔 때는 “이 창은 너무나 날카로워 뚫지 못하는 방패가 없다”고 선전했고, 방패를 팔 때는 “이 방패는 너무나 견고하여 어떤 창으로도 뚫지 못한다”고 선전했다.

그런 선전을 들은 한 구경꾼이 “그렇다면 당신의 창으로 당신의 방패를 찌르면 어찌 됩니까?” 하고 묻자 그 장사꾼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창과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는 방패를 동시에 선전하고 다니는 장사꾼은 누가 봐도 쑥맥같은 바보임이 틀림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 땅에는 그런 모순투성이 쑥맥같은 바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자기가 최종결제를 하고서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는 자들, 가족이 한 일이라서 나는 잘 모른다고 발뺌하는 자들, 슬쩍 한 다리 걸친 것 말고는 아무 공로도 없는 자들이 수십, 수백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거금을 받았다면 누구봐도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따라오는 호랑이를 믿고 으스댄다)라는 사실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데도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는 자들, 온갖 패륜적 쌍욕을 다한 자를 놓고 오죽하면 그런 쌍욕을 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상대방의 잘못만을 부각시키는 아첨꾼들 등등, 오늘도 신문방송에서는 그런 모순투성이 쑥맥 같은 바보들에 대한 기사가 넘치고 있다.


이러다간 모순투성이 쑥맥 같은 바보들이 아니면 출세하지 못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

우리 국민들 중 대한민국이 과연 그런 나라가 되기를 두 손 모아 빌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니 단 한 명이라도 있기나 할까?

그런데도 그런 자들이 판치고 있다는 말은 힘없는 백성들은 결국 힘있는 자들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기 마련이라는 똥배짱이 숨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예나 지금이나 힘 있는 자들은 말로는 “민심이 천심”이라고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힘없는 백성들을 그들이 가지고 노는 한낱 노리개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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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enAga | 작성시간 22.04.21 感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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