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서

작성자빗새|작성시간26.06.07|조회수590 목록 댓글 0

스타벅스에서

                                              빗새

 

창가 쪽 자리에 앉아
식어가는 아메리카노를 앞에 두고
한참이나 사람 구경을 한다

 

앞자리에 마주 앉은 젊은 연인들,
유리그릇 가득 담긴 팥빙수를 사이에 두고
스푼 하나씩을 들었다

 

눈길이 마주칠 때마다
무슨 꽃씨라도 튀어 오르는지
두 사람의 볼이 자꾸 붉어진다

 

한 숟갈은 그가 뜨고
한 숟갈은 그녀가 뜬다
팥보다 달고
얼음보다 시린 것이
저 나이의 사랑인가 보다

 

나는 문득
저들처럼 누군가와 팥빙수 한 그릇을 나누어 먹던
먼 여름날을 떠올린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서
무슨 계절을 살고 있을까

 

빙수 위 얼음은 천천히 녹아내리고
창밖의 햇살도 조금씩 기울어 가는데

 

젊음은 저렇게 마주 앉아 웃고,
세월은 이렇게 혼자 앉아 바라본다

 

그래도 이상하지

 

사라진 날들인데도
저 연인들의 웃음소리 속에서

 

나는 아직도
내 가슴 어딘가에 남아 있는
작은 숟가락 하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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