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과 시계 사이
빗새
아침에 거울을 본다
귀밑에는 흰 서리가 내리고
눈가에는 주름이 번지는데
내 마음은 아직도
젊은 날 골목길을 뛰어다닌다
무릎은 나이를 말하고
세상은 슬그머니
내 자리를 뒤로 밀어놓는데
나는 아직도
잠시 비켜선 것뿐이라고
스스로를 달랜다
그러나 시계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인정하는 마음은 말한다
"이제는 천천히 걸어도 된다."
욕심 많은 마음은 말한다.
"아니다, 나는 아직 늙지 않았다."
그 두 마음이
가슴속에서 오래 다투는 밤,
나는 조금씩 배운다
나이 든다는 것은
청춘을 잃는 일이 아니라
청춘을 품은 채
세월과 화해하는 일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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