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지 않는 시간
전화를 건다
짧은 진동 하나 지나고
귓가에는 익숙한 신호음이 흐른다
뚜-
뚜-
누군가는 지금 어느 길을 걷고 있을까
누군가는 지금 내 이름이 뜬 화면을 보지 못하고 있을까
신호음은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우리의 거리는 한 걸음도 가까워지지 않는다
나는 가만히 당신이 받을지도 모를 순간을 기다린다
한 번 더, 조금만 더,
마음은 먼저 달려가 당신 곁에 서 있는데 목소리는 끝내 당신에게 닿지 못한다
뚜-
뚜-
그 짧은 소리 사이로 기다림은 길어지고
그리움은 말이 되지 못한 채 가슴 한쪽에 쌓여간다
마침내 통화 버튼을 놓는다
끊어진 것은 전화인데 남겨진 것은 마음이다
연결되지 않은 화면 속에서
나는 문득
당신의 부재보다
내 마음이 당신에게 닿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된다.
— 빗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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