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을 받든 소 / 박흥식

작성자섬초롱|작성시간26.01.17|조회수731 목록 댓글 0

 

 

 

미움을 받든 소 / 박흥식

 

 

정든 소가 되고 싶다

한낮 한복판

술 뙤약에 익어 흩어지거나

발이 네 개나 되어서

한번씩 쓰러졌으면 좋겠다

바람이 불고

많은 것이 떠나갔고 다시

바람속에 나 있을 것이므로

들판을 오롯이 버티다가

미운 소가 되고 싶다

너무 많이 그리워했으니

어쩌면 한낱 티끌에 지나지 않을

사람을 많이 잃어버리고도

외롭지는 않게

미움을 받든 소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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