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갇힌 한 남자에 대하여 / 강성은

작성자섬초롱|작성시간26.06.05|조회수328 목록 댓글 0

겨울에 갇힌 한 남자에 대하여 / 강성은

외투를 잃어버린 남자는

외투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외투 없이

겨울에 갇혔다

나는 여름에 남자를 생각했다

외투를 빌려주었다면

그는 여기서 밝고 환하게 웃고 있을까

귀뚜라미 소릴 들으며

부질없이

생각했다

외투 없이 겨울을 보낸다는 걸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기에

이따금 중얼거렸다

지금이라도 내 외투를 빌려가지 않겠어요?

아무 답도 없이

혹한의 겨울이 닥친다면

나는 그만 얼음이 되고 말겠지만

그 겨울이 오기 전에

내 장롱 속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그의 외투를 찾으려고

밤을 지새다가 문득

누구나 겨울을 위하여 한 개쯤의 외투는 갖고 있으리라*

믿어야 한다

중얼거렸다

잃어버린 외투를 찾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길 위에 쏟아져 나올 때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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