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시 - 전태규
가난이 보약처럼
그리운 시가 있었다
냉수 한 사발이 시장기를 달래준
배고픔의 시
보릿고개 참을 수 없어
고향 뒷산 쏘다니다
혼절하여 깨어나지 못한 시도 있었다
지금은 부자나라
가짜 명품이 판치는 판에
가짜 명품만 찾아다니는
시인의 얼굴이 얼비친다
덜 익은 과일이 싼값에 팔리듯
덜 익은 시들이 헐값에 경매된다
가짜 명품이 구속됐다는
저녁 9시 뉴스에 우울한 헤드라인
보약보다 더 효험한 가난의 시
아직 고향 뒷뜰 항아리에 담그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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