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파시 연구회 / 손미
방금 돌고래 한 마리가 죽었다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나는 이런 걸 어떻게 아는 거지?
먹고 있던 빵을 뜯어 식탁 맞은편에 놓았다
떨어져나간 귀퉁이
거기 있던 모양
자기가 떨어져나온 곳을 향해 합창하는 신생아실
우리는 나쁘지 않아
유리로 갈라진 사람들이
서로에게 말하네
생각하면 가까워지지
같이 어깨가 젖는 것처럼
비슷한 마음
비슷한 마음으로
돌고래의 초음파는 달까지 간대
그런데 왜 안 들리지?
내가 듣지 못하는 것들
안 들리는 것들
너는 내 생각을 하나도 안해
내 마음을 몰라
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 때
잡힌 고래처럼 물을 뚝뚝 흘리며 서 있던 사람
비슷한 마음
밤새 우는 아기를 던져버리고 싶다가
죄책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내가 나빠 내가 나빠
내가 나를 던져버려서
물에 빠지면
엄마 고래의 젖을 빨면서 앞구르기를 하고 싶다
우주의 모든 소리를 듣는다면
눈을 감고 이마를 두드려본다
달에 부딪혀
돌아오는 대답이 있을까 봐
내가 잊은 주파수
오래전부터 있었던
그 소리
사방에 가득 찬
뜯겨진 곳에서 보내는
나의 목소리
내가 나에게 보내는
목소리
- 손미 시집 <우리는 이어져 있다고 믿어> 2024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