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한때 비 - 천향미
처마 밑 낙숫물 채근하였지만
선뜻 빗속을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비처럼 쏟아지고 싶다는 생각
아니한 건 아니지만
젖은 머리카락에 피어 오르던 안개꽃
왠지 슬퍼보이는 꽃망울 어루만지다가
보았지요, 꽃잎에 맺혀있는 이슬
비를 맞지 않아도 꽃은 눈물 흘리는구나
눈물만으로도 꽃을 피워 내는구나
비 내리는 날 더욱 깊게 스미는 커피향처럼
내 가슴에 오래 머무는 꽃
그래, 나도 슬픈 꽃망울에 맺히는 눈물이 되자
눈물로 꽃을 피우는 향기로운 사람이 되자
비 그친 오후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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