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가는 길 - 장석주

작성자솔바람|작성시간26.06.06|조회수805 목록 댓글 0

자전거 타고 가는 길 - 장석주

 

저문 시골길을 민간인 하나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시골의 길들이 그러하듯이

인생의 길들은 비포장이다

길 양켠 웃자란 고추밭 위로 털뭉치 같은 어둠이 툭툭 떨어져 쌓인다

저 아래 물이 가득 한 금광저수지에 뜬 달은

은박지를 오려붙인 것 같다

달 아래 새들은 세계의 어떤 쓸쓸한 징표처럼 날아간다

뻑뻑하기만 한 가난도 조금은 헐거워지는 밤

어디선가 아이가 자지러지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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