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툴아, 우툴아 - 건축사회학 / 함성호
내 귀에서 너는 우주인이야, 너는 우주인이야, 하는
전파가 계속 들려와, 저 블랙홀에서, 일백사십구억구천
구백삼십만 년 전, 이 우주의 암흑을 깨치며 나타났던
빛의 화광 속에서, 혹은 다른 은하계에서, 팽창하고 있는
우주의 벽을 타고, 선운사 미륵님의 배꼽에 숨긴, 비결의
일점 일획에 실려, 아기 우주의 뜨거운 불꽃 속에서
녹지 않는 쿼크 속에서, 근해에서 오징어잡이하는,
낡은 목선들의 그 화안한 백열전등 불빛 아래서, 신돈이
명령하자 불은 콩에 밀려 솟아난 미륵의 입을 빌어
그리하여 -
세상이 쑥밭이 되고
세계의 붕괴가 쓰레기 더미로 화한 뒤에
운주사 와불이 그 오랜 병석을 털며 일어나고
조선 팔도에 지천으로 깔린 미륵이란 미륵님은 죄다
땅속에서 그 발을 빼
그리하여 -
또 다른 참언이 새 세상의 진인을 기다릴 때
우툴아, 얼른 발을 올려 말을 타고
바위를 열고 나오너라
그렇지 않으면 억새로 자르리
그렇지 않으면 억새로 자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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