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삶의 일부가 아니라는 비트겐쉬타인氏의 주장은 틀렸다 / 박제영
배추벌레 속에 알을 낳고 알은 배추벌레를 먹고
열매가 씨앗을 품듯이 죽음이 삶을 품는 것이니
무덤을 뚫고 나와 이윽고 나나니벌 날아오른다
세상의 모든 경전과 법전이
죽은 자가 산 자를 위해 남긴 기록이라면
죽음이 삶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상처喪妻한 장자莊子가 곡哭은 않고 왜
대야를 두드리고 노래를 불렀겠는가
알고 보면 우리 모두
거대한 무덤을 딛고 피는 패랭이꽃이 아니겠는가
- 박제영 시집 <푸르른 소멸>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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