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 곽재구

작성자섬초롱|작성시간26.06.07|조회수1,004 목록 댓글 0

오월 / 곽재구

- 소포리에서

그 보리밭에선 작은 새소리가 들렸다

바람은 산 다랑치논들의 경계를 가만히 흔들고

멀리서 날아온 송홧가루가 전설처럼 마을을 덮었다

그 보리밭에선 해질 무렵까지 하모니카 소리가 들렸다

바다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의 굽은 등 위로

마을의 불빛들 희미하게 피어나고

소쩍새 울음 피나게 사람들의 저녁밥상을 적실 때에도

산등성이 그 보리밭에선 하모니카 소리가 들렸다.

- 곽재구 시집 <참 맑은 물살>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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