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이 걸어간다 / 정일근

작성자섬초롱|작성시간26.06.07|조회수1,006 목록 댓글 0

접시꽃이 걸어간다 / 정일근

접시꽃이 걸어간다. 좋은 봄날 다 보내고 걸어간다.

낮이 길어지고 해가 뜨거워질수록 제 꽃망울 속 열락의

꽃 차례차례 피워 올리며 걸어간다. 나무는 나무의

걸음걸이로 꽃은 꽃의 걸음걸이로 걸어가는 은현리 유월,

꽃 한 송이 피운 뒤에 또 한 송이 피우며 접시꽃이 걸어간다.

색색 양산 펴고 나들이 가듯 걸어간다. 느릿느릿 걷지만

저 뜨거운 속도, 사람이 숨어드는 그늘의 길 아니라

작열하는 햇살 속 불타는 길로 접시꽃이 걸어간다.

- 정일근 시집 <소금성자> 2015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