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낙하 - 원태경

작성자솔바람|작성시간26.06.07|조회수792 목록 댓글 0

자유 낙하 - 원태경

 

 

그녀가 떨어져내린 곳은

멀고도 가까운 27층 아래

그토록 딛기 싫어하던 바닥이었다

 

'제겐 고향이 없어요'

그건 돌아갈 곳이 없다는 말과 같다

 

쿵,

문 한번 세게 닫아본 적 없던 그녀가

단 한번 세상에 항명했던 소리

 

깊은 숲 어디쯤에선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르고

먼 바다엔 파랑이 일었을까

이마를 찡그린 초생달 하나

산 밑으로 잠깐 숨었을까

 

무거운 눈꺼풀 천천히 들어올려

마지막 보았던 것은

라푼젤의 꼭대기층 엄중한 모서리 너머

그토록 오르고 싶어했던

하늘,

 

'하늘이 눈물나게 새파란 날 가고 싶었어'

그건

눈물나게 새파란 날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다는 말

 

바람은 고요하게 솟구쳐 오르고

그녀는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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