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미라의 소 / 김수우
1
고대이집트에서 나는 창조신 누트였고 길고 짧은 신화를
수없이 건넜으며 인도에선 지금도 성자이다 이중섭의
손끝에선 아름다운 눈을 가진 식구였으며 알타미라 동굴에서
매일 지축 울리고 오늘도 허공을 넘는 尋牛인데
2
냉이꽃 듬성한 다리 밑
액체질소통 -196°C로 동결된 수소의 정액이 거래된다
전기자극으로 뽑아낸 정액을 분양받은 가축인공수정사들,
몸에 바람 든 암소를 안는다 수태시킨다 산도 바다도
애비없는 단백질덩이로 태어난다 채권과 채무로 절룩거리는
생명의 流轉, 일상은 신상품과 재고로만 유통된다
下水에 무심히 젖는 봄
신은 이제 번식 관리되는 중이니
신화도 식구도 푸른 허공도 배합사료일 뿐이니
3
뼈와 살을 뜯어 먹이는 일 가죽구두를 신기는 일 그저
사랑이었거늘 찬란한 제의였거늘 내 눈이 수평선이었거늘
수평선 너머 네 집, 네 아침이었거늘
너희가 냉이꽃보다 쓸쓸한 이유를 안다
까닭없이 절망하는 이유를 안다
이 영악한 슬픔들아, 영원한 슬픔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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