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바퀴 / 김수우

작성자강건너그집|작성시간26.06.09|조회수300 목록 댓글 0

붉은 바퀴 / 김수우

새벽을 따라 라마유루* 간다

닳은 바퀴를, 낡을대로 낡은 바람을 타고 간다

바위산과 산그림자를 넘는다

그예 펑크난 바람,

새 것으로 갈아 끼우며 햇살과 그늘 건너간다

마을을 굽이돌고 계곡을 넘쳐흐르는 동안

라마유루 라마유루 라마유루

그 이름은 주문이 된다

천 년을 넘어와 다시 천년을 살아가는 폐허

거대한 등뼈로 허공을 세운 고래 화석을 본다

꼬부랑 라마승 낡은 슬리퍼에 끌려오는

어린 라마승들 뜀박질에 채이는

라마유루 라마유루 라마유루

바퀴소리 덜컹거린다

먼지 세상 무수한 균열을 닫으며 적요가 굴러온다

무한궤도를 그리며 장엄한 그리움 달려온다

잿빛 인더스강이 쿨럭쿨럭 따라오는 길

내게 닿았던가 내게서 떠났던가

선명한 바퀴자국

처음 본, 익숙한 하루가 거기 있구나

내 어머니가 따는 붉은 고추처럼 맵다

* 인도 북부 라다크 지방의 천년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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