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얼룩 - 기차를 탄 자화상 / 김수우
산이 일어선다 산이 덜컹거린다 바람 소리, 헐렁하다
흔적이 있다
손자국, 빗물자국, 부딪힌 자국, 떠난 자국, 시린 눈빛
동물도 식물도 아닌, 그렇다고 관념도 아닌 저것들
낡은 신발도 불통한 가방도 움켜진 약속도
무수한 겹층을 가진 영혼의 방식이라고 말하는 저 자리, 자리, 자리
태어날 때부터 꿈꾸는 법을 알았던가
얼룩살이
하루살이처럼 숨쉬는, 하루살이처럼 자욱한, 하루살이처럼 날개가 있는
풍경의 부피를
듣는다
문득 외계에서 도착한 듯 불안한 것들 철렁이는 것들
점과 선뿐 아니라 면적을 가진
저 아우성, 저 고요, 낯설고 낯익은
허공을 따라간다 허공을 놓친다 바퀴 소리, 단단해진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