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울 수만 있다면 / 양성우

작성자신록의 계절|작성시간26.06.09|조회수1,215 목록 댓글 0

마음을 비울 수만 있다면 / 양성우

나는 내가 아니고 내 삶은 내 삶이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내 마음을 비울 수만 있다면,
모든 순간마다 그림자도 없이 사라지는 나를 찾아서
내가 쉬임없이 허덕일 까닭이 어디 있겠느냐?
보아라, 험하고 아득한 길 살아서 돌아온 내 얼굴은
내 얼굴이 아니고 내 눈빛은 내 눈빛이 아니다.
내가 여기에서 티끌 하나 없이 온 넋을 씻고
내 마음을 모조리 비울 수만 있다면,
모든 순간마다 그림자도 없이 사라지는 무수한 나를
찾아서 내가 굳이 몸던질 까닭이 어디 있겠는냐?
저 소리없는 작은 바람 끝에도 은빛으로 반짝이는
강물처럼
내 마음의 바닥까지 맑고 밝을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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