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박남수
아내가
미국으로 떠나고 나서
한 이년을 혼자 지낸 일이 있었다.
그립다던가 외로워서가 아니라
무엇이 나를
펀지 쓰게 하였는지,
책상 위에 펼쳐진 원고지에ㅔ
그동안 별고 없었겠지
첫줄을 쓰곤는
허허 웃은 일이 가끔 있었다.
이것은 뜻이 아니라
자연이었다. 사랑은
만들 수도 지을 수도 없다.
물이 흐르면서 앙금처럼
조금씩 쌓이는 것.
아내가
내 곁을 떠나고
벌써 반 년을 혼자서 지내지만
어디에 편지를 써서 부칠 곳도 없다.
죽음 언제나
차다. 뜨거운 사랑도
차게 受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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