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에 대한 명상 / 한강

작성자강건너그집|작성시간26.06.10|조회수248 목록 댓글 0

고통에 대한 명상 / 한강

새를 잠들게 하려고

새장에 헝겊을 씌운다고 했다

검거나

짙은 회색의 헝겊을

(밤 대신 얇은 헝겊을)

밤 속에 하얀 가슴털이 자란다고 했다 솜처럼

부푼다고 했다

철망 바닥에 눕는 새는 죽은 새뿐

기다린다고 했다

횃대에 발을 오그리고

어둠 속에서 꼿꼿이

발가락을 오그려붙이고 암전

꿈 없이

암전

기억해, 제 때 헝겊을 벗기는 걸

(눈뜨고 싶었는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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