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 / 성재봉

작성자섬초롱|작성시간26.06.10|조회수303 목록 댓글 0

닭발 / 성재봉

 

기울어진 가세는 삶의 터전을

읍내에서 낙동강 칠백 리

제일 끝자락으로 내몰았다

빨간색 완행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삼십 리 비포장길을 달려야 했던

중학교 시절

낡은 차부車部에서의 야윈 닭발 튀김은

단돈 오십 원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마른버짐 가득한 아이의 탐미였다

마지막 발톱을 삼킬 즈음

늙은 소 같은 중고 오토바이를 타고 온

아버지와 마주쳤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토바이만 짖어댈 뿐

부자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닭발은 못이 되어 아버지의 가슴에 박혔고

가난한 들판의 사랑은 노을로 붉게 그을리고 있었다

- 성재봉 시집 <닭발>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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