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탑동에서 주워들은 시 같지 않은 시 . 6 - 김용락
가만히 생각해보니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반달]의 윤석중 옹이 여든의 노구를 이끌고
새싹문학상을 주시겠다고
안동 조탑리 권정생 선생 댁을 방문했다
수녀님 몇 분과 함께,
두 평 좁은 방 안에서 상패와 상금을 권 선생께 전달하셨다
상패를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권 선생님 왈
"아이고 선생님요, 뭐 하려고 이 먼 데까지 오셨니껴?
우리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위해 한 게
뭐 있다고 이런 상을 만들어
어른들끼리 주고 받니껴?
내사 이 상 안 받을라니더......"
윤석중 선생과 수녀님들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다가 서울로 되돌아갔다
다음날 이른 오전
안동시 일직면 우체국 소인이 찍힌 소포로
상패와 상금을 원래 주인에게 부쳤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봉화서 농사짓는 정호경 신부님
"영감쟁이, 성질도 빌나다 상패는 돌려주더라도
상금은 우리끼리 나눠 쓰면 될 낀데......"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