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탑동에서 주워들은 시 같지 않은 시 . 6 - 김용락

작성자솔바람|작성시간26.06.10|조회수407 목록 댓글 0

조탑동에서 주워들은 시 같지 않은 시 . 6 - 김용락

 

 

 

가만히 생각해보니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반달]의 윤석중 옹이 여든의 노구를 이끌고

새싹문학상을 주시겠다고

안동 조탑리 권정생 선생 댁을 방문했다

수녀님 몇 분과 함께,

두 평 좁은 방 안에서 상패와 상금을 권 선생께 전달하셨다

상패를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권 선생님 왈

 

"아이고 선생님요, 뭐 하려고 이 먼 데까지 오셨니껴?

 

우리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위해 한 게

뭐 있다고 이런 상을 만들어

어른들끼리 주고 받니껴?

 

내사 이 상 안 받을라니더......"

 

윤석중 선생과 수녀님들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다가 서울로 되돌아갔다

 

다음날 이른 오전

안동시 일직면 우체국 소인이 찍힌 소포로

상패와 상금을 원래 주인에게 부쳤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봉화서 농사짓는 정호경 신부님

"영감쟁이, 성질도 빌나다 상패는 돌려주더라도

상금은 우리끼리 나눠 쓰면 될 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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