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 이기인

작성자솔바람|작성시간26.06.10|조회수402 목록 댓글 0

내일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 이기인

 

 

새 한 마리 멍든 하늘을 날아다닌다, 아픔이 많은 하늘이다
쇠파이프를 옆에 놓은 이는 꽃잎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고요히 듣는다
총총히 빛나는 별을 용접기로 뜯어낸다
탄피처럼 쏟아지는 빗물은 쇠파이프를 잡은 손을 용서하라고 한다
흔들리는 별빛을 장전한 이는 찌그러진 가슴을 자꾸 펴 본다. 돌아오라 내 가슴아 탕 탕탕,
녹슬어가는 공장의 지붕 위를 빗소리 타다닥 뛰어가서 몸을 낮춘다
가늘고 긴 목과 어깨 죽지를 겨냥한 이의 눈알은 성난 무늬를 닮아간다
내일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내일은 우리의 삶이 질퍽하지 않을 것이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은 따끔거리지만 수면 위의 꽃을 둥글게 피운다
어둠의 무릎은 으르렁 거리는 어둠을 한 마리 데리고 있다
어깨죽지를 펴고 목을 빼고 더 멀리 날아가는 돌멩이의 연륜은 아직도 힘이 세다
그들은 주먹밥과 같은 돌멩이를 한 주먹 쥔다
늘어진 파업을 등에 업은 돌멩이는 그 길바닥으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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