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종점- 사윤수

작성자솔바람|작성시간26.06.10|조회수414 목록 댓글 0

마포종점- 사윤수

 

 

그곳이 어디쯤인지 짐작되지만 나는 그 곳에 가 본적이 없다 남자가 내게 물었다 좋아하는 노래가
뭐냐고, 마포종점이라고 했다 내게 마포종점의 계절은 겨울이었다 오래 전 가요무대에 그 노래가
나왔을 때 화면엔 일기예보 자막이 스멀스멀 지나가고 있었다 고드름처럼 두꺼운 영하의 온도 숫
자와 폭설주의보가 계속 반복되었다 아픈 시 같았다 어디선가 마포가 새하얗게 절규하며 얼어붙는
밤이었을 것이다

 

남자가 내게 물었다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고, 마포종점을 부른 은방울자매라고 대답했다 클래
식을 좋아하는 그는 곧바로 떠나갔다 출발도 하지 않았는데 나는 종점에 서서 갈길 없는 밤 전차가
되었다 몇 년 전 자매 중에 한사람이 세상과 이별했다 부처 같은 나의 큰 이모를 닮은 그녀, 포구의
강물이 내가 여전히 가 본적 없는 영등포와 여의도와 당인리 발전소에까지 쓸쓸히 젖어들었겠다

 

갓 쓰고 두루마기를 입은 사람이 마포 나루에 서 있는 흑백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아직 마포
종점이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나는 알고 싶지 않다 그것에 대해 내게 말하지 말라 다만, 노래에 관
한 얘기라면 나는 마포종점을 빼놓을 수 없다 마포종점도 불멸의 클래식이므로 나는 그 힘으로 견
딜만하다 서글프지 않으니 나의 마포는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