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 / 장경린

작성자섬초롱|작성시간26.06.11|조회수343 목록 댓글 0

심부름 / 장경린

그의 재즈 악단이 한창 잘나갈 때

(풋내기 루이 암스트롱도 끼어 있었다)

연주자들조차

그가 노인인 줄 알았다

불혹도 못 된 나이에

음악에 빠져

생명을 가불해 쓴 탓이었다

그의 음악에 불기운이 서려 있던 탓일까

링컨 가든 공연은 화재로 취소되고

오랜 방황 끝에 간신이 얻은 일자리도

연주 중 불이 나 잃고 말았다

말년에는 이빨이 흔들려 나서지도 못하고

말년은 계속되었다

사바나 뒷골목

당구장 심부름꾼이 되었다가

빈털터리로 추위에 떨며 죽었다

당년 52세

그 후에도

킹 올리버의 말년은 계속되었다

삼청동 카페 재즈 스토리에서

도산서원 가는 길에서

내가 두드리고 있는 컴퓨터 키보드 위에서

* 킹 올리버(1881~1938): 미국의 음악가, 작곡가

- 장경린 시집 <토종닭 연구소>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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