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 / 장경린
그의 재즈 악단이 한창 잘나갈 때
(풋내기 루이 암스트롱도 끼어 있었다)
연주자들조차
그가 노인인 줄 알았다
불혹도 못 된 나이에
음악에 빠져
생명을 가불해 쓴 탓이었다
그의 음악에 불기운이 서려 있던 탓일까
링컨 가든 공연은 화재로 취소되고
오랜 방황 끝에 간신이 얻은 일자리도
연주 중 불이 나 잃고 말았다
말년에는 이빨이 흔들려 나서지도 못하고
말년은 계속되었다
사바나 뒷골목
당구장 심부름꾼이 되었다가
빈털터리로 추위에 떨며 죽었다
당년 52세
그 후에도
킹 올리버의 말년은 계속되었다
삼청동 카페 재즈 스토리에서
도산서원 가는 길에서
내가 두드리고 있는 컴퓨터 키보드 위에서
* 킹 올리버(1881~1938): 미국의 음악가, 작곡가
- 장경린 시집 <토종닭 연구소>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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