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이기인
가끔, 사람의 길에 제비가 날아가고 가끔, 사람의
냄새가 그리운 날이 있었다.
내 호주머니 속의 꼬깃꼬깃한 버스표는 장차 내 어머니
의 코트가 될 것이다.
땅까지 치렁치렁 닿는 버드나무의 머릿결을 보면서
나는 땅에 끌리는 코트를 상상했다.
그때,
농약 공장의 푸른 지붕에서 제비가 날아와 나를 앞질러
날아갔다.
나를 앞질러 날아갔기 때문에 내가 볼 수 없는 빠른, 검은
그림자.
제비는 검은 그림자를 등에 업고 날아갔다.
나는 제비의 흰 배에 묻은 농약을 어느새 보고 말았다.
구멍가게에 묶어놓은 개가 제비와 나를 보고
컹컹 짖었다.
더 많이
이 앞을 걸어야 개도 공손해지고 결국, 어머니의 코트는
완성될 것이다.
제비는 다시 한 줌 농약을 뿌리고
농약 공장의 정문 쪽으로 선회하자, 날아갔다.
신발이 자꾸 벗겨져서 나 의용군처럼 그 길을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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