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대항 폐선 — 김영남
저기 졸고 있는 개펄의 폐선 한 척이
앞에 서 있는 여자 한 명을, 아니
그 옆의 친구들까지를
그립게 했다가 외롭게 했다가 한다.
그렇게 밀고 당기는 속성이
그 폐선 위에도 살고 있는 것인지
갈매기가 몇 마리 뜨니 더욱 그런다.
난 예 풍경을 눈에 꼭 담고 상상한다.
폐선이란
낡아 저무는 모습이 아니라
저물어서 안 될 걸
환기시키는 어떤 힘이라는 것을.
그런 힘이 밀물처럼
주변을 끌어당겼다 놓았다 할 때
그게 진짜 아름다운 폐선이란 것을.
나도 언젠가는 저처럼
누굴 그립게 끌어당겼다 놓았다 하는
폐선이 되리란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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