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샹성당 / 조용미
그곳에 들어가면 나도
눈물을 흘리게 될까
창으로 들어오는 크고 작은
사각형의 빛에
찔리며
떠올리는 것이 무엇이든
아무 시름도 슬픔도 없이
거기 롱샹성당에
오래 앉아 있을 거야
여러 빛의 무늬들은 천천히
스며들어 와
내게로
다시 번져나가겠지
빛의 줄기들은 마음이 처음 왔듯
내 얼굴에 가만히 와서
얹히겠지
그 언덕으로, 천천히
부서지고 따스해지는 빛을
만져보며
물결이 일렁이듯
아무 슬픔도 없이
갑자기 눈물이 흘리게 될까
롱샹성당에 나를 데리고 온
신비하고 이상한 그 일이
- 조용미 시집 <초록의 어두운 부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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