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필名筆 / 김선아

작성자강건너그집|작성시간26.06.14|조회수378 목록 댓글 0

명필名筆 / 김선아

필생의 전시회 준비를 끝내고 막 서실을 나서던

겨울밤이었다.

- 군고구마 사시오 -

군고구마장수 리어카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던 삐뚤빼뚤한

글씨체 앞에서 걸음을 뗄 수 없었다.

자신의 글씨가 오늘따라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느 서예가가 문짝도 없는 달동네로 잠적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삐뚤빼뚤한 그 글씨체 하나만을 죽자사자 연습하는

중이라는 것이었다.

- 김선아 시집 <얼룩이라는 무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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