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론 / 공광규
오늘은 아내가 없이 밥을 먹네된장을 끓이고 오래된 반찬을 내놓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삼겹살을 굽네 집나간 아내를 욕하면서 걱정하면서
결혼은 삼겹살을 굽는 것이네타지 않게 골고루 잘 익혀야 하는 것이네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게 불꽃을 조절하고 알맞게 익도록 방심하지 않는 것이네
결혼은 된장국을 끓이는 것이네알맞은 양을 물에 풀고 양념을 넣고 자꾸자꾸 간을 보는 것이네 된장과 양념의 조화를 맞추는 것이네그걸 몰라서 아내가 없이 밥을 먹네된장을 끓이고 오래된 반찬을 내놓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삼겹살을 굽네 집나간 아내를 욕하면서 걱정하면서.
- 계간 『시와 정신』 2008 가을호
▶ 공광규(1960년 ~ )
충남 청양에서 출생. 1986년 <동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대학일기외 다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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