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날 / 이문재
- 우리는 자유로우며 언제나 그러하리라
매년 11월이 돌아오면
페루 사람들은 죽은 자의 넋을 기린다
고인이 생전에 즐기던 음식을 장만하고
온 가족이 죽은 자들과 이틀간 함께 살아 있다
산 자들은 아파트형 묘지를 찾아
꽃을 바치고 담배를 피워 악귀를 물리치고
브라스밴드에 맞춰 노래하고 춤춘다
매년 11월 초하루
페루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난다
한날한시에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을 방문한다
죽은 자의 사진이 없으면
죽은 자가 살아생전 살던 집을 찾지 못한대서
산 자가 죽은 자의 얼굴 사진을 고이 모신다
먼저 떠난 자와 나중에 따라갈 자가
같은 날 흥겨운 잔치를 벌이는 나라
산 자들이 죽은 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페루 사람들의 국가 제목은 이러하다
우리는 자유로우며 언제나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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