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자 / 유홍준

작성자섬초롱|작성시간26.06.15|조회수706 목록 댓글 0

나무의자 / 유홍준

마당 가에 버려진

나무의자

뿌리를 내린다 푸른 이파리가 돋는다

서까래 내려앉는 백 년이 흐르면

빈집은

꽃 피는 의자들로 가득 차리라

엄마의자는 엄마의자를

낳고 아기의자는 아기의자를

빈집 가득 낳으리라 어떤 의자는 지붕 위에 올라가 앉으리라

지붕 위의 의자는

龍床보다 더 높이 오, 의자 앞에

나는 무릎을 꿇고 한 말씀 내리기를 기다리리라

당신이 버리고 간 빈집

의자

용문사 은행나무 뿌리를 내린다

- 유홍준 시집 <喪家에 모인 구두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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