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 김선광
저 등대를 세운 사람의 등대는 누가 세웠을까.
물의 사람들은 다 배화교의 신자들.
폭우와 어둠을 뚫고 생의 노를 저어
부서진 배를 바닷가에 댄다.
등대 근처에 아무렇게나 배를 비끄러매고,
희미한 등불이 기다리는 집으로
험한 바다 물결보다 더 가파른 길을 걷는다.
내 생의 등대가 저 깜빡이는 불빛 아니던가.
허기진 배로 문을 열면 희미한 불빛 아래
난파한 배처럼 이리저리 널린 가족들.
내가 저 어린 것들의 등대란 말인가 하면서
그 곁에 지친 몸을 누이고 등불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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