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티베트 / 정영효
티베트 티베트라고 중얼거리면 기침이 나온다
발바닥을 닦고 노래를 풀어놓고
반성이라는 불편한 예의를 생각하다 떠오른 말
티베트는 거친 숨을 발음하는 짐승들의 밀담과
짐을 베고 잠든 이들의 잠꼬대를 닮았다
누군가 그 뜻을 묻는다면
내가 없거나 우리가 없이 번역될 수 있는 씁쓸한 외래어
또는 지나간 이는 있어도
어디에도 없는 방향이라고 답할까 그러나
티베트 티베트라고 중얼거리면 숨은 무거워지고
몸이 거절하는 낯선 기후처럼 찾아오는
나를 용서하지 않은 순리들이 깨어난 건지
한 계절을 앓은 듯 혀끝이 답답해진다
나는 종교도 없이 이불 속에서 회개해 왔다
믿음은 오래된 추억
결심은 내일을 향한 안부
누군가 다시 티베트의 뜻을 묻는다면
불면을 만지며 자신을 의심하거나
과거에 기웃거리는 밤이라 답할까
지구의 그림자를 진 달은 더디게 흐르고
티베트 티베트
나는 천천히 내게 귀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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